[데스크가 만났습니다]박종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장 “광주에 세계 최고 마이크로로봇연구소 설립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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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만났습니다]박종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장 “광주에 세계 최고 마이크로로봇연구소 설립 목표”

“세계 최고 수준 마이크로로봇 연구소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방 도시인 광주에 세계 최고이자 최대 규모 연구소가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흐믓한 일입니다.”

박종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장의 꿈은 소박한듯 하면서도 거창했다. 세계 최고 수준 연구소는 쉽게 이룰 수 없는 일임에도 그의 얘기를 듣고 있자면 아주 쉽게 느껴진다.

“저는 5% 확률만 있어도 적극 도전합니다. 아예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면 결과는 내가 노력해서 만들어 내기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도전해서 80% 이상을 성공해 냈습니다.”

그는 한마디를 더 보탠다. KIST 연구원 시절부터 '워커홀릭'으로 통했던 그였기에 내보일 수 있는 자신감이었다. 사실 KIST 시절 그의 연구실은 새벽 2시까지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무려 5년 동안이나 지속했던 연구습관이다. 그는 매사 넘치는 자신감 만큼이나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했다.

“광주에 내려와서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폼나는 연구 과제만 하겠다는 각오로 서울을 수도 없이 오갔습니다. 많을 때는 1년에 140회에 달하는 서울 출장 기록을 세우기도 했어요.”

그는 “전남대 교수로 부임한 후 광주 지역 과제에는 눈도 돌리지 않고 서울에서만 연구과제를 따 왔다”면서 “덕분에 전남대에 근무하면서 연간 10억원 이상 규모 있는 연구를 계속 수행할 수 있었다”고 진지한 표정으로 회상했다. 그의 열정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했다.

마이크로의료로봇은 만화에서나 볼 수 있던 소재다.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의료진이 축소 광선을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진 뒤 그런 나노 크기의 비행정을 타고 사람 몸속에 들어가 병원균을 물리치는 스토리의 만화와 비슷한 내용의 영화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런데 이제는 국내에 나노의료 시대를 열어줄 최첨단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소가 생겼다. 바로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이다. 연초 전남대 로봇연구소에서 독립해 보건복지부 과제를 수행하는 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이 곳에서는 치료약물을 운반해 줄 나노봇을 만들어 인체에 투입하고 이를 외부에서 원격으로 조종해 원하는 환부에 도달하도록 하는 연구를 수행한다.

KIST 연구원 시절부터 시작해 전남대 로봇연구소장을 맡으면서 40년 가까이 나노봇 개발에 몰두하면서 다양한 연구성과를 만들어 낸 박 원장의 힘이 컸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박종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장 “광주에 세계 최고 마이크로로봇연구소 설립 목표”

다음은 일문 일답.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성과를 꼽자면

△혈관치료용 마이크로 로봇과 박테리아 나노로봇이 가장 대표적인 개발 성과다. 모두 로봇연구소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던 결과물이다.

이 가운데 2010년 개발한 혈관치료용 마이크로 로봇은 실제 동물실험에도 성공했고 2015년에 기업에 이전해 능동형 캡슐내시경으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임상실험 단계다. 1999년에 제1호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장을 맡아 수행했던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 연구와도 연관이 있다.

박테리아 나노로봇은 2013년에 개발했다. 병원균인 박테리아에 암을 죽이는 성능이 있다. 여기에 약물을 실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한 것인데 이는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한 의료 마이크로 로봇 분야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에 '박테리오봇'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상표권을 등록했고 국제 원천특허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박테리아가 증식하면 자체에 있는 독이 살아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인체에 유용한 생체 세포를 이용한 마이크로 로봇으로 전환해 세계 연구를 주도하는 상황이다.

-최근 주력 분야는

△면역세포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마이크로 로봇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마이크로 로봇 기술은 지난 2017년 10월 기술 이전료만 20억원을 받고 미국 스타트업에 기술 이전했다. 줄기세포는 아직 국내에서는 연구용으로 승인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줄기세포를 손상된 연골 부위에 보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 무릎에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 대신에 줄기세포를 주사하는 치료법이 관심을 끌고 있는데, 문제는 줄기세포를 원하는 부위에 보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기술이 향후 연구원의 가장 큰 효자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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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아니라 보건복지부 유관 기관이다

△KIST 출신으로 전남대에서 기계공학과 교수를 하다가 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으로 독립을 했는데 보건복지부 쪽 일을 한다고 하면 의아해 하는 분이 많다. 첨단기술을 집약한 분야라 그렇게 생각하는데 마이크로로봇은 최소 침습으로 수술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침습은 수술을 위해 인체를 절개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부위를 최소화해야 회복기간도 짧아진다. 다른 로봇 분야는 산업부에서 지원하지만 인체에 필요한 로봇은 복지부 관할이다. 마이크로 의료로봇은 복지부의 의료기기 분야 핵심 키워드가 되고 있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향후 4년 동안 394억원을 투입한다. 6월 12일에 공식 계약을 맺었지만 4월부터 마이크로의료로봇 실용화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복지부 최대 규모 사업이다.

-연구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소개해 달라

△국내에 처음으로 설립된 독일 프라운호퍼형 연구소다. 프라운호퍼형 연구소는 대학교수를 매개로 대학교와 전문연구소가 협업하는 구조로 세계적인 산학연협력 대표 사례다. 이를 벤치마킹했다. 전남대와 광주시가 기존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 공간과 시설 및 장비관리 등을 모두 연구원에 맡기고 협력하도록 지원한다. 덕분에 연구원은 기업연구소와 제품을 공동개발하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동안 도와준 손경종 광주시 전략산업국장에게 특히 감사하고 싶다.

연구원은 4층 본관과 2층 별관으로 구성됐다. 연면적은 총 5600㎡ 규모다. 본관은 연구원과 기업 입주 공간이다. 기업입주 공간에는 기술이전한 기업이 들어와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함께 한다. 부대시설로 세미나실과 기업지원실 및 대강당을 갖추고 있다. 1층에는 첨단장비를 갖춘 공동장비 활용실과 마이크로 나노로봇 연구개발실이 있다. 별관은 모두 연구를 위한 공간이다. 클린룸, 바이오메디칼 연구개발실, 나노바이어소재 연구개발실, 동물실험실 등이 있다. 직접 제작한 인체 모형도 있다. 실리콘으로 만들었는데 인체 내에서 혈관을 타고 움직이는 나노캡슐을 눈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1억원이 훌쩍 넘는 고가 장비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박종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장 “광주에 세계 최고 마이크로로봇연구소 설립 목표”

박종오 원장은 광주 출신의 정통 KIST맨이다.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곧바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연구원 생활을 시작했다.

근무 초기에 그는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프라운호퍼 생산자동화연구소에 근무하며 스투트가르트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학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2005년 전남대 교수로 자리를 옮기기까지 줄곳 KIST 대표 연구자로 활동했다.

그의 연구 활동은 2001년 제1회 KIST인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왕성했다. 1999년 말에는 당시 과학기술부에서 만든 21세기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단의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 개발사업 단장을 맡아 1년 동안 1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제1호 21세기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단장이라는 타이틀도 이 때 얻었다. 당시 연구 결과는 기업에 이전해 현재 제품화를 위한 임상실험 단계까지 발전했다.

KIST를 나와 전남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직을 맡은 것은 2005년의 일이다. 2008년에는 전남대학교에서 신설한 로봇연구소(RRI) 소장을 맡아 이끌어 왔다. 바로 지난 1월 보건복지부 산하 연구기관으로 독립한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의 전신이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출범에 지대한 공헌을 한 그는 지난 4월부터는 보건복지부 마이크로의료로봇 실용화 개발 사업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4년 동안 총 394억원을 투입하는 거대 사업이다.

대담=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