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공공연구 성과 활용한 스케일업

[ET단상]공공연구 성과 활용한 스케일업

전통산업 기업에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위기이자 기회다. 저성장에 직면한 전통산업 기업은 4차 산업혁명 분야로의 체질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자동차 내연기관에서 자율·전기차로 기술 변화가 일면서 자동차부품 업체는 생존을 위한 변화가 절실하다.

그러나 중소·중견기업은 자원과 역량 한계로 신기술 개발과 변혁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정부의 스케일업 지원 정책을 활용하는 것을 제안한다.

최근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은 창업지원 정책과 더불어 기존 기업의 스케일업 정책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스타트업이 창업해서 일정 수준까지는 성공할 수 있지만 일정 단계 이상 성장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새로운 혁신 성장 동력을 찾는 기업에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연구소기업 제도를 제안하고자 한다. 연구소기업이란 공공 연구기관의 기술 출자를 바탕으로 한 독창적인 기술사업화 제도로, 공공 연구기관이 연구소기업 자본금 가운데 20% 이상 주식(지분 포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구개발(R&D)특구 안에 소재하고 있는 기업을 말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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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R&D특구에서는 자동차부품 업체의 연구소기업 제도 활용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은 기존 사업 아이템에서 벗어나 공공 연구기관이 보유한 유망 기술과 아이디어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 분산을 통한 위험 부담을 줄이고 의사 결정이 빠른 슬림화된 조직 구성으로 모기업과 확실히 분리된 채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연구소기업을 설립하는 곳도 적지 않다.

연구소기업은 단순 기술 창업에서 벗어나 스케일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기존 공공 연구 성과 사업화 방식이 대체로 기술 이전으로 실시권을 부여하는 방식이었다면 연구소기업은 기술 출자로 공공 연구기관이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서 기술을 출자한 공공 연구기관에서는 기술 이전 이후에도 사업화를 위해 후속 지원을 진행한다.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공공 연구 성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과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공공연구기관 기술, 기업 경영 노하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지원이라는 삼박자 하모니로 연구소기업을 육성하게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 혁신만큼 중요한 것이 '규제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정책이 기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R&D 사업화 과정에서 신기술은 사장되고 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R&D특구에 신기술에 대한 파격의 규제 특례를 제공할 수 있는 R&D특구 신기술 테스트베드시스템 도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구개발특구 신기술 테스트베드 시스템'은 특구 안에서 새롭게 개발된 기술, 제품, 서비스를 기존 규제에도 일정한 절차를 거쳐 적기에 실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특히 대구는 자동차 연관 산업인 정보기술(IT), 기계, 금속 등을 포함하면 제조업 생산액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지역경제의 제1 산업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래형 자동차 관련 기업 등이 개발한 신기술 R&D와 사업화를 위한 실증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대구R&D특구 내 테크노폴리스는 자율주행차 신기술 테스트베드를 위한 우수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자율주행 신기술 테스트베드 구축을 위한 연구기관 및 기업 등 관련 혁신 기관 집적, 다양한 테스트 환경, 신기술 개발을 위한 규제 완화 정책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스케일업 정책을 활용해 4차 산업혁명 관련 혁신 기업 등을 육성한다면 지역 산업 구조가 고도화되고, 이는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어져 4차 산업혁명이 위기가 아닌 새로운 기회가 되리라 확신한다.

김용욱 대구연구개발특구본부장 sean@innopoli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