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만났습니다]이중연 KTNF 대표 "국산서버 개발, 시장 논리보다 사명감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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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연 KTNF 사장,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이중연 KTNF 사장,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데이터를 담는 그릇인 서버를 외산업체에 맡긴다는 것은 우리 중요 자산을 남의 금고에 맡기는 것과 같습니다.”

이중연 케이티엔에프(KTNF) 대표의 국산 서버 개발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은 단단한 어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부드러운 음성 속에서도 국산 서버에 대한 언급은 단호했다.

KTNF는 대기업이 떠난 국내 서버시장에서 유일하게 국산 서버를 개발·판매하는 토종 하드웨어(HW) 기업이다. HW 시장 외산점유율이 95%를 넘는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버텨내며 일반 서버부터 에지컴퓨팅, 고성능 서버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한다.

이 대표는 2001년 12월 1일 첫 창업한 뒤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고 꾸준히 사업을 이끌었다. 시장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회사 이름뿐 아니라 주요 조직, 대표는 바뀌지 않았다. 2001년부터 써내려간 국산 서버 역사는 회사 1층 로비에 그대로 드러났다.

KTNF는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시장을 지키고 활성화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다. 회사 역량을 투입해 개발한 서버 자료를 국내 서버 기업 경쟁사에 공개했다. 오픈 컴퓨팅 프로젝트처럼 '코리아 오픈 컴퓨팅 프로젝트(KOCP)'를 이끌고 다시 한 번 국내 HW 인프라 활성화 계기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2019년 다시 한 번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이 대표의 도전과 앞으로의 목표를 들었다.

[데스크가만났습니다]이중연 KTNF 대표 "국산서버 개발, 시장 논리보다 사명감이 우선"

대담=김인순 SW융합산업부장

-KTNF 창립 20주년도 코앞에 두고 있다. 감회가 어떤가.

▲20살이라고 하면 사람에게는 약관의 나이다. 어른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20년, 스무살이 되는 것, 성인되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기업도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어른이 돼야한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사 사무실에는 처음 창립할 당시 책상을 아직 갖고 있다. 아직도 책상을 버리지 않은 것은 창립 당시 마음가짐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KTNF(Korea Technology aNd Future). 사명처럼 기술로 한국 미래를 책임지자는 각오로 시작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자'라는 모토를 가져왔다. 세상에 이로운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서버 시장에 여러 부침이 있었지만 기술 개발을 최우선시해 지금까지 왔다. 설립 후 지난해까지 단 한 해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을 만큼 서버 기업으로서 탄탄한 기반을 다졌다. 혼자서 시작을 했지만, 이제는 많은 직원과 함께 다른 내일을 준비한다.

-사업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인가.

▲KTNF는 서버 기술 트렌드에 따른 시장변화 예측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그 예측이 거의 틀린 적이 없어 큰 좌절을 경험한 적은 없다. 행운아였다.

물론 어려운 것이 없냐고 묻는다면 '항상'이다. 하지만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사업을 시작한 첫해는 잊을 수 없다. 수익이 엄청나게 났다. 매출 40~50%가 수익이었다. 당시에는 6개월간 집에 못 갔다. 회사에서 자고 일하고 그게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

처음에 서버를 만들었을 때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직접 영업을 다니던 시절이었다. 한 고객사를 방문했을 때 직접 만들었는지 묻고는 써보겠다 했다. 이후 1주일 뒤 서버가 정말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사후관리(AS)는 어떻게 해줄 것이냐, 1년 후 회사가 운영될 수 있냐고 물었다.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그렇다면 1년 있다 올테니 사달라”고 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1년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곧바로 1호 고객이 됐다. 그 이후에도 계속 구입했다.

우리 제품을 산 고객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회사를 지금까지 유지해 온 원동력이 됐다. 지금도 10여년 전에 판매한 제품을 AS하는 이유기도 하다.

[데스크가만났습니다]이중연 KTNF 대표 "국산서버 개발, 시장 논리보다 사명감이 우선"

-국내 하드웨어 업계 흥망을 경험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데이터센터용 x86 메인보드를 국산화해 순수 토종기술로 x86 서버를 국산화했다. 가끔 고객에게 서버를 소개하면 “메인보드를 진짜로 국산화했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국내 HW업계는 규모 논리에 의해 글로벌 업체와 경쟁으로 부침이 많았다. 특히 서버 산업은 더 영향이 컸다. x86 메인보드 국산화는 단순히 KTNF의 성과만이 아니라 국산 컴퓨팅 산업의 생태계를 다시 만들 수 있는 초석이 되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국내서 서버 등 하드웨어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다들 힘들다고 토로한다. 왜 국산서버, 국산화인가.

▲서버 등 하드웨어 시장은 규모 경쟁이 극심한 곳이다. 미국, 대만, 중국업체 등 대규모 기업과 싸워야 한다. 지금 시장은 어떤가. 4차 산업혁명 시대 데이터 중요성이 점차 커진다. 데이터를 담는 그릇인 서버를 외산업체에 맡긴다는 것은 우리 중요 자산을 남의 금고에 맡기는 것과 같다. 시장 논리도 중요하지만 사명감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

최근 일본 수출 규제 사태를 보면서 기초 소재 산업 국산화가 없이는 부품 또는 장치산업 성장은 모래에 성을 쌓는 것과 같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경제 분업화가 경제 전쟁이라는 논리에 무너지는 걸 보면서 진정한 경제 독립은 '국산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서버에서 국산화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정의를 내려달라.

▲국산 정의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면 많은 업체가 죽는다. 국내는 많은 HW기업이 있지만 대부분 유통하는 회사다. 국산 서버라고 하지만 박스를 들여와 다시 재포장하는 것이다. 그것은 국산이라고 하기 어렵다. 한국컴퓨팅산업협회가 있고, 한국컴퓨팅사업협동조합이 있다. 협회 멤버도 우리는 국산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업계도 KTNF는 국산이라고 인정한다. 메인보드를 직접 만들고 거기에 올라가는 바이오스, 펌웨어를 직접 만든다. PC 메인보드, 바이오스, BMC(Base board Mangement Controller) 세 가지를 직접 개발하면 국산이다. 그게 아니면 국산이 아니다. 그게 국산에 대한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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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클라우드 확산 등 기업 인프라에 큰 변화가 인다. 어떻게 대응하나.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데이터센터에 맞는 고성능 서버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서버를 요구한다. KTNF 서버는 이러한 환경에 맞는 고성능, 고온감내 서버를 출시했다. 공공 데이터센터에 설치 운영을 통해 클라우드 요구사항까지 만족했다. 물론 이것이 끝은 아니다. 인공지능(AI) 환경에 맞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출시도 앞두고 있다. 클라우드 환경에 맞는 고성능 분석 서버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한다.

-직접 만든 서버기술을 공개했다.

▲우리가 만든 서버 개발 자료를 공개했다. 오픈 컴퓨팅 프로젝트처럼 '코리아 오픈 컴퓨팅 프로젝트(KOCP)'다. 국내 협동조합 멤버는 쓸 수 있도록 포털에 올렸다. KTNF 핵심 경쟁력을 공개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단순한 자료가 아니라 양산이 가능하도록 한 구체적인 자료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다. 서버를 만드는 기업은 우리 밖에 없다. 인력도 찾기 어렵다.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데 2~3년 걸린다. 경력도 마찬가지다. 같이 클 수 있는 회사가 있어야 시장을 같이 끌고 갈 수 있다. 대의명분을 갖고 공개했다.

물론 결정은 쉽지 않았다. 고민도 많이 했다. 이것이 우리 기술의 전부라면 공개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계속 다음을 준비한다. 우리는 이미 다음 제품을 준비한다. 차세대 제품 이외에 앞으로의 미래를 책임질 제품 개발도 시작한다.

처음 서버 시장에 진입했을 때 기초가 없었다. 사업 초창기 유일하게 삼성만 있었고 자료도 구하기 어려웠다. 지금은 우리가 기술을 공개해 몇 년이면 따라올 수 있다. 생태계를 이끌어갈 많은 회사가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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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지컴퓨팅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어떤 미래를 봤나.

▲시장조사업체 보고서를 보면 클라우드 시대에서 점차 에지컴퓨팅 시대로 변화할 것을 예측하고 있다. 컴퓨팅은 항상 트렌드가 있다. 집중할 것이냐 분산할 것이냐의 문제다. 중앙 집중형태가 유행하기도 하고 분산이 중심이 되기도 한다. 지금은 분산으로 간다.

스마트폰의 높은 성능이 필요하다고 해서 여기에 서버를 넣을 수는 없다. 에지에서 작은 컴퓨팅을 요구하고 중앙과 연결하면 되는 것이다. 누군가 유도하지 않아도 시장은 이미 에지로 흐르고 있다.

KTNF는 클라우드와 에지컴퓨팅이 경쟁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 보완하고 협력하는 관계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

자율주행,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스마트공장 등 서비스가 대두되면서 에지컴퓨팅 요구들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지컴퓨팅은 다양한 에지 요구사항을 반영해야 한다. 고객에 맞춰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하다. KTNF는 다양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프로세스를 통해 에지컴퓨팅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앞으로 KTNF가 그릴 미래는 어떻게 되나.

▲국내 서버 마켓 시장규모는 약 1조원가량이다. 국내 기업 점유율은 4~5%도 안 된다. 시장점유율을 10%로 끌어올리는 것이 KTNF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편으로 기업은 사회에 기여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을 갖고 있다. 특히 '엔지니어는 세상에 이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 데 더 큰 목적을 둬야만 한다'고 항상 강조한다. KTNF라는 이름처럼 우리 기술로 컴퓨팅 분야 생태계를 만들고 우리 후배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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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연 KTNF 대표는

1970년에 태어나 부산 경남고등학교, 동아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첫 사회생활은 1995년 LG산전(현 LS산전)에서 시작해 CPU, 네트워크 통신설계, 디자인 등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2001년 12월 주식회사 케이티엔에프를 설립했다. 20여년간 KTNF 대표를 역임하며 각종 특허, 인증을 획득했다. 2016년 '제11회 전자·IT의 날' 국무총리 표창, 2019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표창 등을 수상했다.

이 대표는 국내 컴퓨팅산업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국산서버 개발에 힘쓰며 현재 컴퓨팅사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활동한다.

정리=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