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흔들리는 로봇산업, 제대로 육성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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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흔들리는 로봇산업, 제대로 육성할 때다

“2023년 로봇산업 글로벌 4대 강국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작지만 강한, 세계적인 스타 기업 20개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대구시에서 열린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로봇 산업을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지목하며 힘을 실었다. 대통령이 나서서 로봇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로봇업계도 들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최근 로봇업계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국내 로봇 산업을 둘러싼 대외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국제로봇연맹(IFR)은 지난달에 발표한 전망 보고서에서 2013년 이후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이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세계 로봇업계의 투자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국내 로봇업계에도 대외 경기 악화 여파가 미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로봇 수출은 3억2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5% 떨어졌다. 지난 7월 수출도 지난해보다 8.1% 줄었다. 8월 수출은 6.3% 증가하며 하락 흐름을 막아 냈지만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24.6% 급락했다. 현대로보틱스, 로보스타, 티로보틱스, 스맥, 휴림로봇, 로보티즈, 유진로봇 등 주요 업체들의 상반기 실적도 전년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청와대가 육성 의지를 밝힌 국내 로봇 정책도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4대 서비스로봇 보급을 위해 준비한 '비즈니스 창출형 서비스 로봇시스템 개발 사업'은 지난 6월 예비타당성 조사(예타)에서 탈락했다. 올해 1월에 시작했어야 할 '3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은 지난 8월에서야 공고됐다. 정부는 서비스로봇 예타 사업 대신 '로봇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을 통해 내년도 과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3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도 뒤늦게나마 수립됐지만 정책이 조금씩 늦어지는 느낌은 지우기 어렵다.

정부가 관심을 기울여서 로봇 정책 육성에 다시 속도를 내야 한다.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하반기 우리 로봇업체 수출도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난달 수출이 24.6% 급락하며 조짐이 심상치 않다. 마침 지난달 산업부도 기계로봇과장과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로봇 프로그램디렉터(PD)를 신규 임용했다. 실무진에서 속도감 있게 로봇 정책을 재설계하기를 바란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