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재계 인사…젊어진 총수들 자신만의 색깔 낸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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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연말 인사 시즌이 도래한 가운데 젊은 총수로 세대 교체를 이룬 주요 그룹들이 보여 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젊은 총수들은 지난해까지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지만 올해부터는 색깔내기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5대 그룹 모두 미래 성장 동력 육성과 혁신, 쇄신 등을 강조하고 있어 인사 폭이 얼마나 될지 주목된다. 다만 국내외 경제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은 변수로 꼽힌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들이 이달 말과 다음 달에 걸쳐 단행하는 정기 인사에서 인적쇄신을 통한 세대 교체, 미래 성장 동력을 육성하기 위한 조직 개편 등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주요 그룹 인사에서는 세대 교체 바람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젊은 총수 체제가 자리 잡으면서 총수들이 구상하는 '새판짜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올해도 이재용 부회장 재판이 최대 변수다. 그러나 지난해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이 지난해 인사에서 큰 변화를 시도하지 않은 만큼 올해는 인사와 조직 변화 폭이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올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실적 부진을 겪은 일부 전자 계열사들은 쇄신을 통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이 부회장 재판을 고려할 때 최고 경영진 변동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총괄 부회장 체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수시인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시기와 관계없이 필요한 인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사장단 변동 폭도 컸고, 발탁 인사도 많았다. 올해 역시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인사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사회적 가치'가 키워드다. 단순한 경영 성과를 넘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에 대한 평가와 반영이 주목된다.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 사장들의 연임 및 교체 여부도 관심사다.

구광모 회장 취임 2년 차를 맞는 LG그룹 역시 변화 폭이 관건이다. LG는 구 회장 취임 이후 외부 인재 영입을 늘리고,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많았다. 국내외 글로벌 기업과 잇달아 소송전을 벌이는 등 공격적인 스타일도 두드러졌다. 이런 기조는 올해 인사에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회장단 변동 여부, 실적 부진 계열사의 인적 쇄신 등이 키워드로 꼽힌다.

오너 리스크를 해소한 롯데그룹은 '뉴롯데'를 향한 변화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주력 사업의 하나인 유통 분야에서는 실적 부진을 극복하고, 재도약을 위한 인사 폭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지주사 체제를 안정화시키고,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 배치도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전면에 나선 젊은 총수들이 인사에서 어떤 변화와 혁신을 보여 줄지가 주목된다”면서 “주요 그룹들이 모두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예년에 비해 인사 폭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예의주시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