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임원인사 키워드는 '폭풍'…대대적 인사쇄신으로 이어질까

2020년 임원인사 키워드는 '폭풍'…대대적 인사쇄신으로 이어질까

올해 연말 임원 인사 키워드는 폭풍을 의미하는 'STORM'으로 압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대표 김혜양)는 '키워드로 살펴본 2020년 임원 인사 특징 분석 보고서'를 19일 공개했다.

STORM은 △임원 감축(Short) △4차 산업혁명 이끌 이공계 출신 인재 두각(Technology) △젊은 오너 등장으로 빠른 세대교체(Owner) △성과 이외 평판조회 강화(Reference) △두세 분야 섭렵할 수 있는 융합 인재 부각(Multi player)의 영어 머리글자를 딴 키워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임원 감축이다. 유니코써치는 기업 경영 악화와 불황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임원 자리를 기존보다 더 줄이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0대 기업을 기준으로 할 때 내년 임원 숫자는 올해보다 100명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2020년에는 올해보다 100명 이상 줄어든 6650명 수준을 맴돌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 임원이 감축되면 직원도 1만 명 정도 줄어들 공산이 크다는 게 유니코써치 설명이다.

다만, 이공계 출신 임원들은 승진과 발탁 인사에서 크게 약진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바이오, 빅데이터 업종에서 기술을 가진 이공계 출신 CEO와 임원을 다수 확보하려는 인재 전쟁은 치열할 것이란 관측이다. 1000대 기업 내 이공계 출신 CEO는 2010년 43%, 2011년 43.9%, 2013년 45.3%였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51.6%로 절반을 넘어섰다.

젊은 오너 등장 역시 세대교체가 빠르게 전개될 수 있는 요소로 지목된다. 젊은 임원을 대거 전면에 내세우려는 경향이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다 보니 60년대 말과 7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젊은 임원이 내년 임원 인사에서 크게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사업 속도가 빠른 전자와 통신 업종을 중심으로 70년대 초반생이 임원 승진에서 대거 이름을 올릴 것이란 예측이다.

또 평판조회가 임원 승진과 발탁 등에 적극 반영할 것으로 보여진다. 예전에는 불미스러운 점이 발견되더라도 경영 성과가 좋으면 이를 덮고 가려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기업 이미지 보호 차원에서 평판이 좋지 않으면 승진에서 누락시키는 경우가 많아졌다. 소비재 업종에 있는 기업일수록 평판 조회를 통한 임원 인사가 결정되는 경향이 강하다.

산업 분야를 섭렵할 수 있는 십자형 융합 인재도 2020년 임원 인사에서 주목받는다. 단순히 직무 중심이 아니라 이종 산업 이해도가 높은 인재를 의미한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