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 실전강의]<96>후각을 이용한 마케팅에 주목하자

[박정호의 창업 실전강의]<96>후각을 이용한 마케팅에 주목하자

경쟁이 치열한 소상공인의 경우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알리기 위한 방법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요식업 등은 손쉽게 자사의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렸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냄새'를 활용한 것이다. 빵집에서 흘러나오는 달콤한 빵 냄새는 손님을 매장으로 이끌어내기 쉽다. 커피숍 앞을 지날 때 그윽하게 전달되는 커피향 역시 커피 한잔을 생각나게 만든다.

하지만 최근에는 향기와 전혀 무관한 제품을 판매하는 곳에서도 향기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바나나리퍼블릭, 애버크롬비, 후아유(WHO.A.U) 등 의류 매장에서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유도하고 있다.

일례로 후아유 매장에서는 상큼한 오렌지향이 난다. 그것은 후아유 브랜드가 오렌지 모양이라는 데서 착안한 바도 있지만, 자사의 주요 고객층이 20대 젊은 계층임을 고려해 상큼하고 발랄한 오렌지향을 제시해 제품 이미지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함이다. 후아유는 캘리포니아 지역의 17~21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향수 테스트를 수행해 최적의 향기를 선정한 바 있다. 애버크롬비 역시 2000년대 초반부터 매장 내 천장에 향수 분사기를 설치해 자사의 대표적인 남성 향수를 분사하고 있다. 이렇게 매장 내 향수 분사기를 설치한 이후 손님들이 매장 안에 머무는 시간은 15.9% 증가했다. 구매 욕구 역시 14.8% 상승했다고 한다.

전자제품 회사나 항공사도 예외는 아니다. 소니(SONY)는 향기 디자인 전문회사 에어센트에 의뢰해 자사의 매장에 가장 적합한 향기를 디자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자사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이 제품에 긍정적인 감성을 갖도록 유도하고자 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American Airline) 항공사는 커피향을 활용한 바 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스타벅스 커피사와 제휴해 승객이 탑승하기 전에 미리 스타벅스 커피를 끓여 기내에 그윽한 커피향이 퍼지도록 했다. 이후 기내 탑승이 시작되면 승객들은 은은한 커피향을 느끼면서 승선하게 된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커피향 특유의 우아함 내지 그윽함이 전달돼 비행기가 안락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스타벅스 역시 결코 손해는 아니다. 승객들로 하여금 '이 커피는 무슨 커피냐' 는 등의 질문을 유도할 수 있어, 이때 '스타벅스 커피입니다'라는 답변을 통해 자사의 커피를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기 마케팅 사례를 언급할 때 호텔을 빼놓을 수 없다. JW 메리어트, 리츠칼튼, 홀리데이 인 등 세계적인 호텔체인은 저마다 그들만의 독특한 시그니처 향기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투숙객들이 호텔 로비에 들어오는 순간 쾌적하고 편안한 감성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특히 이들 호텔은 자사 호텔이 위치한 지점의 특성을 반영해 각각 다른 향기를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바닷가 휴양지에 위치한 호텔의 경우에는 시원한 바다를 연상시키는 향기가 호텔 로비에서부터 느껴지게 만들어 휴양지에 왔음을 직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적한 교외 지역 내지 산간 지역에 위치한 지점의 경우에는 야생화 향기 등을 통해서 한적한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정 지점이라고 해서 천편일률적으로 동일한 향기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남성들이 주로 찾는 흡연실의 경우에는 남성용 향기를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여성들이 주로 찾는 테라피 룸과 스파룸의 경우의 경우에는 여성용 향기를 주로 사용한다. 뿐만 아니라 콘퍼런스실, 비즈니스 미팅실, 객실 등에도 가장 최적화된 향기를 별도로 설정해 제공하고 있다. 최근 신축되는 호텔의 경우에는 호텔의 입지, 호텔 인테리어의 주요 소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화된 시그니처 향기를 건립 초기부터 의뢰해 함께 디자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금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는 창업자가 있다면 향기를 활용한 전략도 한번쯤 고민해 보기 바란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