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시장 1위 파킹클라우드, 구조조정...NHN 구원등판 채비

인력 30% 감축·주차면 확보 집중
몸집 키우기에서 내실 강화로 전환
최대주주·재무적투자자 적극 개입
경영 정상화 이후 상장 추진

파킹클라우드 아이파킹 주차시스템이 설치된 건물 입구.
파킹클라우드 아이파킹 주차시스템이 설치된 건물 입구.

주차 솔루션 시장 1위 업체인 파킹클라우드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 수년간 적자가 이어지자, 최대주주인 이준호 NHN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FI)가 회사 경영에 개입하면서 취한 조치다. 업계는 이번 구조조정 이후 NHN이 주도하는 사업전략 구사를 예상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파킹클라우드는 신사업 조직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불필요한 비용을 낮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실적 기여도가 낮은 신사업 조직을 과감하게 줄여 사업 효율성을 제고한다. 구조조정 규모는 전체 500명 임직원 중 약 15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신사업을 중심으로 사업부를 정리하고 현재 매출에서 60% 비중을 차지하는 주차 솔루션 공급 사업에 집중한다”며 “주차면을 최대한 확보한 뒤 신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2대 주주인 신상용 파킹클라우드 대표는 변동이 없지만, 파킹클라우드의 신사업을 총괄하던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최근 퇴사했다. 반면에 NHN측 복수 임직원이 회사에 합류했다. 2019년 6월 사임했던 양희준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귀환했다. 양 부사장을 오는 11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파킹클라우드는 최근 몇 년간 인력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경쟁사 2배 이상의 인력을 운용했다. 임직원 급여 지출은 2016년 30억원에서 2019년 105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신사업 파일럿 프로젝트 비용 지출도 부담이 컸다.

늘어난 살림에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파킹클라우드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출은 82억원에서 592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규모도 56억원에서 97억원으로 커졌다.

주차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파킹클라우드가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이익률은 오히려 악화됐다”며 “이준호 NHN 회장을 비롯한 주요 주주 추천 인사들이 회사 요직에 배치되면서 수익성 개선을 비롯한 회사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선 NHN과의 협력 강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NHN은 아이나비, 포티투닷과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는 등 모빌리티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파킹클라우드의 경우 주차 솔루션 적용 주차장 이용건수가 5억6254만건에 달해 모빌리티 사업 전진기지로 활용도가 높다. NHN의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접목하면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킹클라우드는 우선 지속가능한 사업구조를 만든 뒤 신사업을 위한 상장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 중 흑자를 내는 기업도 있어 '테슬라 상장'(이익 미실현 기업 상장)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파킹클라우드는 임시주총에서 투자 건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7월 외부투자 유치를 추진했으나 무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누적적자로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돼 외부 투자는 여의치 않다.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증자를 추진하거나 이준호 NHN 회장의 우호 지분을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파킹클라우드 최대주주 이준호 NHN 회장(이사회 의장)
파킹클라우드 최대주주 이준호 NHN 회장(이사회 의장)

한편, 이준호 NHN 회장은 2017년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 형태로 파킹클라우드에 투자했고 2018년 증시 상장을 시도하면서 보통주로 전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분율이 28.36%로 30%를 넘지 않아 파킹클라우드가 NHN 기업집단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