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삼성전자, 왜 `아마존`과 손잡았나

 삼성전자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의 파트너로 아마존을 선택한 것은 의외다. 모바일 시장에서 가장 친밀지수가 높은 구글 역시 클라우드 선두 업체로 꼽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구글이 아닌 아마존을 최종 선택한 배경은 무엇일까.

 ◇왜 아마존인가=삼성전자가 준비하고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S클라우드’를 지원하기 위해선 엄청난 규모의 스토리지 서비스 인프라가 필요하다. 단순한 스토리지 시스템이 아니라 개발 플랫폼, 글로벌 네트워크 인프라,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체계 등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에게 허락된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당장 애플이 오는 9월 ‘아이클라우드’를 출시한다.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가 택할 수 있는 길은 이미 이러한 인프라를 모두 갖추고 있는 업체와 손을 잡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처음부터 아마존을 협력업체로 지목한 건 아니다. 회사는 지난해 9월 이미 모바일 시장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구글에 먼저 제안했다. 하지만 구글은 사내정책 상 특정 회사를 위한 클라우드 플랫폼을 만들어 줄 수는 없다고 판단, 삼성전자의 요청을 거절했다. 삼성전자는 차선책으로 아마존을 택했다. 삼성전자는 구글 관련 내용에 대해선 공식 부인했다.

 하지만 삼성그룹 관계자는 아마존 관련해서는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플랫폼을 만들기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우선 아마존의 서비스를 활용하게 된 것”이라며 “향후 자체적인 플랫폼으로 가쳐갈 수 있도록 그룹차원에서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협력하나=삼성전자는 앞으로 아마존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인 ‘3S(Simple Storage Service)’ 서비스의 최대 사용 고객이 되는 셈이다. 아마존은 거대 고객 ‘삼성전자’의 요구 사항들을 3S서비스에 추가해 서비스를 진화시켜 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아마존 3S 서비스의 기능들이 대거 업그레이드 됐다”면서 “대부분이 삼성전자와의 협력에서 나온 결과물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아마존의 3S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전 세계 아마존의 데이터센터도 이용하게 된다. 삼성그룹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IDC와도 일부 연동돼 사용할 계획이지만 당분간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아마존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아마존의 협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이미 삼성그룹차원에서 글로벌 IDC 서비스 업체를 인수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고, 삼성SDS를 통해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아마존의 이번 협력이 모바일 시장 영역으로도 확장될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이패드에 견줄 수 있는 핵심 콘텐츠가 필요한 상황이고, 아마존은 킨들에 이어 독자적인 스마트패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있어 양사가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