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구매, 9월 이후 연말 노려라…싸거나 고성능이거나

태블릿PC 구매, 9월 이후 연말 노려라…싸거나 고성능이거나

 HP 터치패드에 이어 태블릿PC들이 줄줄이 가격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아이패드2의 예상보다 강한 상승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자 태블릿PC 업체들이 재고를 대방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각) 대만 디지타임즈는 “태블릿PC 시장의 성장을 기대한 태블릿PC 제조사들이 많은 물량의 부품을 주문했으나 현재 판매 상황은 주문한 부품 및 완제품을 소진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9월부터는 재고 방출과 손실 최소화를 위해 태블릿PC의 가격 인하가 줄을 이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아이패드 경쟁사들의 태블릿PC 판매 실적은 예상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그나마 선전하고 있다는 아수스텍은 5월부터 7월 사이에 70만대 태블릿PC를 공급했으나 실제 판매된 것은 50만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또한 태블릿PC 판매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전자는 미국과 유럽, 호주 등지에서 애플의 판매금지 가처분 위협을 받고 있다. 에이서는 이미 수요 부진에 대응해 부품 주문량을 줄였다.

 HTC의 피터 추 CEO는 “현 태블릿PC 시장을 신중하게 평가하고 있다”며 “2012년에 더욱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디지타임즈는 태블릿PC들의 가격 인하는 크게 두 번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9월 말과 올 연말 홀리데이 시즌이다.

 현재 가장 저렴한 태블릿PC는 370달러(약 38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지만 모토로라, HP, 아수스텍, 에이서 등이 줄줄이 태블릿PC의 가격을 인하하면서 9월 예상 가격 350달러를 거쳐 연말에는 300달러로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애플 아이패드2 와이파이 지원 버전은 최소 499달러에서 시작되고 있다.

 HP는 단 1개월 전에 출시된 자사 ‘터치패드’ 태블릿PC의 가격을 100달러나 인하했으며 RIM도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미 통신사 스프린트는 RIM의 태블릿PC인 ‘블랙베리 플레이북’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며 4G 블랙베리를 공급할 계획을 취소했다.

 하지만 도이체방크의 크리스 위트모어 애널리스트들은 “경쟁사들이 아이패드2에 대항하기 위해 태블릿PC 가격을 인하하면 수익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6월 초 JP모건도 유사한 상황을 예견했다. 아이패드가 태블릿PC 시장에 불을 붙였지만 2분기 이후 오히려 전세계 태블릿PC 생산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지난 6월 1일 JP모건은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노트에서 “태블릿PC 제조업체들이 3월 수립했던 생산계획을 2분기 들어서 조금씩 축소해나갈 것”이라며 “애플 아이패드2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레이스를 펼치면서 경쟁사들은 초도물량 소진 이후 신중하게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JP모건의 애널리스트인 마크 모스토비츠는 “삼성전자, RIM, 모토로라, 아수스텍 등 애플의 경쟁사들은 3월에 계획했던 생산 물량에서 약 10%를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3월 9일 계획으로는 2분기 약 8만1000대의 태블릿PC가 출하될 예정이었지만 6월 1일 7만3000대로 하향 조정되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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