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 LG 디지털TV 칩세트 자체 개발 중심으로 `브로드컴 지고, IP기업 뜨고`

 삼성전자, LG전자가 디지털TV 핵심칩을 자체 개발하고 채택 비중도 높임에 따라 관련 반도체 업계 지형이 변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디지털TV에 자체 개발한 칩 비중을 높이고 있다.

 3DTV, 스마트TV로 빠르게 TV가 진화하면서 자체 칩을 개발하지 않고서는 적기에 원하는 제품을 출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DTV 칩세트는 방송사가 압축해 보낸 영상 및 음성신호를 TV에서 보여지도록 복원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일부 자체 프리미엄 디지털TV에 자체 개발한 칩을 사용해왔으나 그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약 30% 정도에 자체 개발한 칩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에는 반도체 사업부 외에 DMC 연구소에만 시스템반도체 연구인력이 900여명 있을 정도다. DMC에서는 이동통신과 멀티미디어 관련 기술을 개발한다.

 삼성전자는 저가제품에는 트라이던트를 비롯한 여러 회사 칩을 공급 받아 사용 중이다. 대만 DTV 칩세트 전문 업체들과도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아웃소싱 전략에서 자체 칩 개발로 급선회했다. 최근 수년동안 LG전자는 외부 칩 업체로부터 DTV 칩세트 전량을 공급받았으나 지난 2009년부터 디지털TV용 칩세트 자체 개발에 들어가 일부 프리미엄 TV에 자체 칩을 적용 중이다.

 LG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 제품은 브로드컴 등으로부터, 저가형 제품은 대만 업체로부터 공급받았다. LG전자는 향후 50% 이상 자체 개발 칩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LG전자의 정책 변경으로 그동안 칩세트를 공급해 온 업체들 사업에는 빨간 불이 켜졌다.

 외신 등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DTV 칩세트 사업 축소를 넘어 사업을 폐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고객이었던 LG전자가 자체 칩 채택으로 선회한 데 따른 결과다. 대신 반도체설계자산(IP) 기업들에게 기회는 넓어졌다. 멀티미디어나 코덱 관련 IP 기업들의 라이선스가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나 LG의 자체 칩 개발을 위해 조직을 보강하고 있다”며 “저가 칩은 가격경쟁을 위해 공급선도 지속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신 저가형 TV에는 대만 업체를 비롯한 여러 전문회사들로부터 칩을 공급받고 있다. 이 분야는 가격과 납기가 핵심인 만큼 공급선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