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3, 4개 모델로 출시…이번이 처음!

단일 제품이지만 여러 모델로 동시 출시 전략 선회

삼성전자가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노트3를 4개 모델로 출시한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하드웨어 플랫폼은 동일하지만 디스플레이·카메라모듈·케이스 등 부품 구성을 달리해 지역별 소비자 특성을 최대한 반영하고, 출고가격도 세분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단일 제품을 여러 모델로 동시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노트2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노트2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3를 오는 8월부터 양산하기로 하고 AP·디스플레이·카메라모듈 등 주요 부품 조달계획을 점검 중이다.

종전과 달라진 전략은 지역 특성과 가격에 맞춰 부품 구성에 변화를 줬다는 점이다. 프리미엄급 갤럭시노트3에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금속 케이스 재질을 사용해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구현한다. 디스플레이 유리기판 두께를 30% 이상 줄여 전작 갤럭시노트2에 비해 훨씬 얇다. 전면에는 풀HD 200만화소 카메라, 후면에는 1300만화소 카메라모듈을 각각 장착한다.

터치스크린패널(TSP)은 일본 알프스전자가 공급하는 인듐주석산화물(ITO) 대체 소재를 쓴다. 프리미엄급 갤럭시노트3는 생산량이 많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개발자 선물용이거나 패션 명품 브랜드와 마케팅용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고급 부품을 장착한 갤럭시탭10.1을 선물용으로 별도 제작해 안드로이드 개발자에게 무료로 나눠준 적이 있다.

저가 갤럭시노트3에는 LCD를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LCD를 쓰게 되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요구에 맞춰 일본 샤프가 갤럭시노트3용 LCD 개발에 착수했다. 후면 카메라모듈을 800만화소로 낮췄고 펜 인식을 위한 디지타이저 소재도 저렴한 제품으로 바꿨다. 풀HD 200만화소 전면 카메라·플라스틱 케이스 등 나머지 부품 구성은 동일하다. LCD를 선호하는 유럽 소비자와 중국 등 가격에 민감한 신흥시장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모델이다.

생산 비중이 가장 높은 중고가 갤럭시노트3는 AM OLED와 전면 풀HD 200만·후면 1300만 카메라모듈, 플라스틱 케이스 등을 각각 채택했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5.68~5.7인치 사이에서 모델별로 차이가 난다. 디스플레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3 출고가격도 모델에 따라 달라진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애플처럼 낸드플래시 메모리 용량에 따라 출고가를 조정했다. 그러나 낸드플래시 용량에 따른 가격 상승폭이 너무 크다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면서, 디스플레이·카메라모듈 등 부품 구성을 달리하는 세분화 전략으로 방향을 바꿨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4와 아이폰5 판매가 부진했던 사례에 비춰보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플래그십 모델의 영향력이 점차 줄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멀티 모델 전략으로 갤럭시노트3 판매량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