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신개념 조립식 스마트폰 전략 `아라` 발표

스마트폰 수리 쉬워지고 업그레이드까지 가능

스마트폰도 PC처럼 본인이 원하는 부품을 골라 조립해 사용하는 시대가 열린다. 스마트폰 수리가 쉬워지고 업그레이드까지 가능해진다. 제조사가 주는 대로 쓰던 스마트폰에 고객의 취향이 들어가는 셈이다.

모토로라가 추진하는 아라 프로젝트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배터리, 메모리 등 다양한 부품을 사용자가 선택해 직접 조립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게 목표다.
모토로라가 추진하는 아라 프로젝트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배터리, 메모리 등 다양한 부품을 사용자가 선택해 직접 조립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게 목표다.

모토로라는 공식 블로그에서 조립식(modular)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아라(Ara)`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레고 블록처럼 원하는 부품을 꽂아 사용하는 게 핵심이다. 올싱스디는 이를 `테트리스` 게임에 비유했다.

조립형 스마트폰은 `내골격(endoskeleton)`으로 불리는 프레임과 여기에 꽂을 수 있는 모듈로 구성된다. 사용자는 취향에 따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액정, 카메라, 배터리 등 다양한 부품을 선택할 수 있다. 거의 모든 부품을 선별해 쓸 수 있다고 모토로라는 설명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려서 액정이 깨져도 서비스센터에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 미리 준비해둔 여벌의 액정으로 직접 갈아 끼우면 그만이다. 카메라 해상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고해상도의 최신 카메라로 교체 가능하다. 스마트폰이 새 부품을 자동으로 받아들여 곧바로 사용한다.

모토로라는 지난 1년간 아라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추진해오다 오픈소스 스마트폰 개발자 커뮤니티 `폰블록스`와 제휴하면서 공개를 결정했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폰블록스는 새 스마트폰 핵심인 `오픈 플랫폼`의 성공적 개발을 위해 모토로라와 다방면에서 협력한다.

모토로라는 몇 달 내에 아라 플랫폼용 모듈 개발 대회를 연다. 올 겨울엔 하드웨어 개발자를 위한 `모듈 개발자 키트(MDK)` 테스트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내년 2월 말이면 아라 플랫폼의 구체적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모토로라의 조립식 스마트폰이 여러 면에서 아이폰과 대조된고 평가했다. 아이폰은 100만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새 제품을 사기 전까지는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할 수 없다. 사용자가 분해하거나 속을 들여다보기도 어렵다. `신비주의`와 `비밀스러움`은 아이폰의 상징적 이미지가 됐다.

반면 조립식 스마트폰은 사용자 스스로 수리와 업그레이드가 가능해 스마트폰 접근성과 친밀도를 높여준다. 다양한 편리성을 제공해 제품 사용 기간을 늘린다. 결과적으로 전자 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

모로토라 측은 “아라 프로젝트로 우리가 하드웨어 분야에서 추구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했던 것과 마찬가지”라며 “사용자와 개발자, 스마트폰 사이에 더 활력 있고 개방적인 관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