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시장은 마치 내년 유통시장 전면개방을 의식하듯 거센 변화의 물결을 탔다. 창고형 매장, 초대형 가전매장이 속속 등장했으며 전자제품을 취급하는 외국 하이퍼마켓의 진출설로 술렁거렸다. 또 일부 제품의 경우 가격 구조 와해의 몸살을 앓기도 했다. 변화의 바람은 점차 기존의 유통구조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체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가 전가전유통시장의 변화로는 가전사 대리점의 확대 및 매장 대형화와 2차 유통점들의 위축을 들 수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가전3사 모두는 올들어 1백개가 넘는 대리점을 신설,LG전자와 삼성전자가 각기 1천6백개, 대우전자가 1천1백개에 달하는 대리점을 확보했다. 이들 신설매장은 대부분 중대형 매장인데 일선대리점들의 평균 평수가 27~29평으로, 지난해에 비해 5평 이상 커졌다.
특히 삼성전자의 리빙프라자 8개, LG전자의 하이프라자 2개, 대우전자의 하이마트 2개 등 1백~3백평급 초대형 매장도 17개나 출현했다.
2차 유통점들이 어려움을 겪은 것은 이들 대형 매장과 가전제품을 취급하는가창고형 매장들이 속속 개장되면서 수요편중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올해 가전유통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불황이 계속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리점을 비롯한 대부분의 가전유통점들이 매출부진에 허덕였는데 그나마 계절상품인 에어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현상유지가 가능했다.
한편 유통점 대형화와 함께 지난해말부터 무자료거래 단속이 가전부문에 집중되면서 용산과 세운상가 등 전문도매상가들의 입지를 크게 위축시켰으며 이들에게서 싼값에 물건을 공급받던 2,3차 유통점들도 점차 힘을 잃어 전반적으로 시장구조가 재편되기 시작했다.
백화점 및 가전양판점은 내년 유통시장 개방을 앞두고 지방상권을 선점하 기위한 1단계 포석으로 다점포화에 온 힘을 쏟았다.
양판부문에서는 매장 디스플레이를 과감히 없애고 물류단계를 혁신적으로 축소해 그에 따른 비용절감을 가격에 반영하는 새로운 방식의 유통체계인 창 고형 할인매장이 등장했다. 초기 소형가전을 비롯해 주방가전 위주로 시작한창고형 할인매장의 출발은 점차 AV.백색가전의 판매로 이어져 최근들어서 는 무려 전체매출의 20%에 가까운 판매실적을 가전제품이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통신기기지난해까지 폭발적인 수요증가로 호황을 구가하던 통신기기 유통 시장은 하반기 들어 시작된 갑작스러운 수요침체와 지속적인 가격구조 와해 등으로 급격히 냉각돼 아직까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휴대전화의 경우 삼성전자의 공세로 한때 모토롤러의 아성이 무너지는 등 양사의 치열한 공방이 계속됐으며 이 과정에서 가격폭락현상이 발생, 일선 유통점들의 채산성을 크게 악화시켰다.
이에 따라 모토롤러제품 등 수입품을 우회 수입해 재미를 보던 일명 보따리장사들이 자취를 감췄으며 전문유통점들이 잇따라 부도사태를 맞기도 했다. 수요도 8월이후 하향곡선을 그려 한때 월 10만대에 육박하던 내수시장이 최근에는 7만대선으로 떨어졌다. 올해 총수요도 연초에 예상했던 1백만대에 20여만대가 못미치는 8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호출기는 유통자체가 틀을 잃어버릴 만큼 망가졌다.
통신사업자들간의 치열한 가입자 유치경쟁과 가입건당에 주어지는 수수료 를노린 청약점들이 단말기가격과 함께 청약비까지 떨어뜨렸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단말기가격이 사실상 없어졌고 단말기와 청약비를 합쳐도 기준청약비 이하로 판매되는 상황으로 변했다. 최근에는 무선호출기가백화점.패스트푸드점.슈퍼마켓.프로야구팀 등의 판촉물로 마구 뿌려지고 있다.컴퓨터. 95년 한해 컴퓨터 유통업계는 세진 돌풍, 전략적 제휴(M& A), 가격파괴라는 거센 변화의 바람을 탔다.
부산의 세진컴퓨터랜드가 서울에 입성, 컴퓨터부문 초대형 양판점이 올해실체로 나타났다.
컴퓨터 유통의 메카로 군림해온 용산.세운상가는 상대적으로 불황에 시달 렸다. PC조립업체 대다수가 삼성.삼보.현대 등 메이저PC 대리점 또는 외산 대리점으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부품.주변기기.소모품.SW 등 총체적 구매자였던 조립상의 퇴조로 용산상가의 먹이사슬에 변화가 일어났다.
대기업과 컴퓨터 유통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발표로 업계는 술렁였다. 소프 트타운이 해태와 제휴했고 한솔그룹이 옥소리를 인수했다. 또 토피아가 두고그룹과 한국소프트웨어유통센터가 대한통운과 손잡았다. 이같은 제휴 및 인수는 무리한 경영으로 자금압박에 시달려온 세진이 대우통신에 인수됨으로 써절정을 이뤘다.
이같은 M&A는 유통 대형화로 가기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유통시장 전면개방시대에 중소규모, 자본으론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며 내년 도컴퓨터시장의 격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한글윈도우95가 발표되기까지 히트작의 부재와 대기수요로 SW 판매 처들은 고전했다. 많은 SW유통사들이 자금회전을 위해 하드웨어 판매로 돌아섰다.부 품부품유통시장의 특징은 경기양극화였다. 부품메이커와 대형 세트업체들이 경기호황 국면을 타고 생산량을 늘리고 공장을 해외로까지 이전하는 사이에 이들에게 부분품이나 반제품 또는 OEM의 제품을 공급하는 중소세트업체들은 줄줄이 도산의 길을 걸었다.
부품유통업체들은 메이커들의 공급부족으로 발생한 메모리.IC 등의 품귀 사태로 제품을 제대로 판매할 수 없는 사태도 자주 맞이했다.
다만 중소제조업체들 중에는 통신장비 및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유일하게 호조를 누린 덕에 부품유통업체들은 간신히 평년작황만은 거둘 수 있었다.
<유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