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관기자
파워PC진영이 흔들리고 있다.
윈텔(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에 대항하려는 야심찬 의지를 갖고 출범했던미IBM.애플.모토롤러등 3사의 파워PC 진영은 4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파워PC 첫 모델의 공동개발 이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허우적대고 있다.
신제품 출하는 지연된 채 내부갈등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파워PC에 기반을 둔 공통 하드웨어규격을 둘러싼 IBM과 애플간의 줄다리기가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사그라들고 있고 파워PC의 고성능 버전의상품화도 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IBM은 파워PC 부문을 없앤데 이어 지난 1월 25일엔 파워PC용OS/2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모토롤러는 최근 애플과 맥 OS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맥 호환기종의 생산에 들어갔다.
이는 시장확대를 꾀하고 있는 애플에겐 상당한 힘이 되겠지만 공통 PC를만들어 윈텔에 대항하려는 파워PC 진영의 당초 계획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받아들여지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변하자 IBM도 공통규격의 파워PC 개발에 열중하기 보다 독자적인 칩 개발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파워PC 진영이 해체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일부 견해도 제기되고있다.
파워PC 진영은 공식적으로 아직까지 3사연합은 여전히 지켜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이 진영의 움직임이 당초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는 것과관련,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파워PC 진영이 오는 97년초 출하예정인 1세대 64비트 칩 이후의 기술개발에관해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런 시각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또 지난 93년 워크스테이션과 서버용 파워PC 개발이후 지난해 4월 출하 예정이었던 파워PC 후속 모델인 620 프로세서의 출하가 18개월이나 연기된 것도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파워PC 후속 기종의 출하연기는 3사의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공조체제 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IBM은 64비트 파워PC인 620프로세서를 절실히 필요로 했으나 애플이나 모토롤러는 이에 큰 관심이 없었다.
최근 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네트워크 서버 시장에 선 마이크로시스템스,휴렛 패커드(HP)등 경쟁업체들이 속속 진출하고 인텔도 펜티엄 프로를 탑재한주기판 공급에 들어감에 따라 IBM은 하루라도 빨리 620 프로세서를 탑재한시스템을 출하해야 할 상황이지만 주력시장이 다른 애플이나 모토롤러는 급할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IBM은 어쩔 수 없이 자체 연구소에서 64비트 칩의 독자개발을 추진해야 하는상황에 빠지는 등 파워PC 진영의 공조체제는 금이 갔고 그 결과 파워PC가시장 흐름에 뒤처지는 상황이 계속돼 왔다.
더욱이 인텔은 펜티엄 후속기종인 펜티엄 프로의 양산을 서두르고 있는 데반해 파워PC 진영은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을 만한 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파워PC 진영이 계속 존속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