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에너지절약운동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우리 경제는 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로 인한 수출 부진, 급기야는 무역수지 악화로 인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연일 우리경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전이 제시되고 있지만 한결같이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 및 수출 부진의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이의 해결이 없이는 선진국 진입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고 있다. 우리경제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는 금리, 지가, 임금 등이 선진국이나 우리와 경쟁관계인 선발개도국 보다 높은 데 기인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경제, 사회구조가 에너지 다소비형으로 진전된 것에서 한 요인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는 그동안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국제적 비교우위산업인 철강, 석유화학 등 중화학분야의 집중 육성과 경제발전에 따른 소득수준 향상으로 연평균 10% 내외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였다. 96년에는 1억6천5백25만TOE(잠정)를 소비하여 세계 제 10위의 에너지소비 대국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에너지자원이 빈약하여 소요에너지의 거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96년에만 에너지 수입에 2백40억달러를 지출했으며 이는 95년에 비해 무려 57억5천만달러(4조8천5백억원)나 증가한 것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국민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로 이 금액을 수출제품으로 환산하면 컬러TV 3년치 수출물량인 약 3천4백만대, 자동차 9개월치 수출 물량인 약 82만대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또한 현재 영종도에 건설중인 신공항 건설비(4조2천7백13억원)를 초과하는 금액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관련 통계를 보면 과소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쉽게 알 수 있다.

국내 전체 수입액에서 에너지수입 비중은 16%에 이르며 해외의존율은 97.3%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70년대의 1,2차 오일쇼크 이후 세계 각국은 에너지 소비절약을 위한 정책지원과 기술개발을 통해 큰 성과를 거둬왔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각종 통계가 보여주듯이 과소비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산업구조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의 비중이 큰 탓도 있겠지만 장기간에 걸친 저유가정책등에 의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마인드가 형성돼 있지 못한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문제가 경쟁력 하락 및 국제수지 악화를 가져온 가장 큰 요인으로는 첫째 에너지 자원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 둘째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부가가치가 낮은 상품을 대량 생산하는 에너지 과소비산업 구조, 셋째 물가 억제 수단의 일환으로 실시된 저에너지 가격정책으로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과소비 풍조가 만연돼 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올해들어 에너지절약을 주요 경제시책으로 선정하여 산업전반에 걸친 에너지 과소비 요인 제거와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에 힘쓰고 있다.

선진국들이 에너지 절약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고가에너지 정책효과도 있었지만 대체에너지 및 고효율에너지 기술 개발을 해 온 결과라는 분석아래 에너지 기술개발에 힘쓰는 한편 낭비적이며 비효율적인 산업체의 에너지소비구조를 개선하려는 구체적인 노력과 함께 에너지 절약형 제품생산에 총력을 기울였고 국민 개개인의 근검절약 정신이 몸에 배어있고 또 이를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최근의 경제여건은 우리국민의 전통적인 절약생활을 다시금 일깨워 금년도 무역수지 개선과 건전한 사회로의 환원을 위해 에너지절약 실천운동이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확산되어야 할 시기다.

<李晶基 에너지관리공단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