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애니메이션 시대 끝나는가

셀 애니메이션시대는 막을 내리는가. 최근 국내, 외적으로 애니메이션 제작기법이 기존 셀에서 디지털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어 앞으로 셀 애니메이션이 여전히 주류로 남아 있을 지 미지수다. 올해 국내에서 제작됐거나 기획, 제작에 들어간 애니메이션은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수출되는 편수를 포함해 1백여종을 넘고 있다. 이중 디지털방식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은 전체제작물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애니메이션 제작업체들이 디지털편집시스템을 적극 도용하고 있어 앞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은 셀에서 디지털방식으로 급속히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셀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소요되는 셀룰로이드판이 환경오염의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 자국내 셀 애니메이션의 제작을 금지하려고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셀방식은 궁지에 몰려 있다.

그렇다면 셀 애니메이션은 디지털방식으로 대체되면서 앞으로 영원히 사라질 것인가. 이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제작과정상 셀 애니메이션 기법은 직접 손으로 그린 원화 및 동화를 고속복사기로 셀룰로이드판에 옮긴 후 이를 바탕으로 선화, 채색, 배경, 촬영, 편집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에 반해 디지털방식은 원화, 동화를 고속 스캐너에 입력해 프로그램 파일로 저장한 후 이후 제작 과정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따라서 디지털방식보다는 셀 애니메이션의 손을 들어 주고 있는 측은 디지털방식으로 표현할 수 없는 셀 애니메이션의 독자적인 영역을 강조한다. 선우엔터테인먼트의 홍현 기획실장은 『디지털방식은 셀방식에 비해 제작과정상 시간과 인력을 절감할 수 있고 깔끔하고 선명한 「색채」를 표현할 수 있지만 부드럽고 섬세한 「선」의 묘까지는 살릴 수 없다』라고 말한다.

홍 실장은 『특히 동양의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해서는 화려한 색채보다는 선이 강조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셀 제작기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아무리 디지털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전체 애니메이션 제작물량의 20%가량은 셀이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반해 대원동화의 강유일 제작부장은 셀 애니메이션은 결국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강 부장은 『셀과 디지털 제작방식의 차이는 단순한 기법상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의 흐름과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디지털기술의 발달은 색채는 물론 기존에 수작업으로 진행해온 섬세한 선의 표현까지 가능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디지털방식은 제작의 효율성과 함께 화려하고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어 흥행성공을 위해서라도 대부분의 제작사들이 디지털방식을 채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부장은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많은 국가에서 셀룰로이드판을 대량으로 양산하는 셀 애니메이션의 제작을 금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같은 점을 감안할 때 일부 특화된 제품 이외에는 셀 애니메이션은 시대의 뒤안길로 물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쨌든 「셀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데 대해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 시대의 조류에 따라 셀방식이 디지털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단지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문제될 뿐이다. 따라서 전체 제작물량의 50%가량을 OEM으로 외국에 공급하던 국내업체들의 경우 최근 인건비 등의 문제로 OEM물량이 대거 중국으로 빠져나가고 있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제작방식을 디지털로 전환시켜야 하고 이에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