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별 기술동향과 매출현황-정보통신 (중);통신장비
올해 국내 정보통신장비시장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국제통화기금(IMF)의 한파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 가입자의 급증, 개인휴대통신(PCS) 등 신규 이동통신서비스의 출연, 신기술 개발보급 등에 힙입어 지난해의 고성장세를 이어가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4월 시티폰(CT2)서비스를 필두로 PCS, 주파수공용통신(TRS), 무선데이터통신 등 신규 통신사업자들의 잇단 상용 서비스 개시로 관련 시스템시장은 물론 단말기시장도 큰 폭의 성장세를 구가한 해로 마감될 전망이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기록한 분야는 단연 코드분할다중화접속(CDMA)시스템 및 단말기 시장을 꼽을 수 있다.
시스템, 단말기 호황` CDMA시스템시장의 경우 올해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 CDMA3사는 지난해의 5천5백억원에 비해 무려 4배 이상 늘어난 2조4천7백억원 가량의 매출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일거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급부상했다.
이는 기존 휴대폰사업자인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CDMA 기지국 증설 및 한솔PCS 등 PCS3사의 상용 서비스 장비용으로 대거 공급한 데 따른 것이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이들 사업자의 기지국 증설이 답보상태를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다 투자비 절감을 이유로 공동기지국 설치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들 CDMA 장비공급사들은 국내시장에서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미국, 중국, 브라질 등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디지털 휴대폰 및 PCS단말기 등 CDMA 관련 단말기시장 역시 지난해 7천억원에 비해 3.5배 이상 늘어나 2조5천억원의 매출실적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1조5천억원을, LG정보통신이 7천5백억원의 매출실적을 각각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등 지난해에 이어 쾌속 성장세를 구가했다.
특히 지난 95년에는 미국의 모토롤러가 독식했던 이 시장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국내업체들의 각축장으로 바뀌었으며 올해에는 이들 국내 공급사가 시장을 굳히는 한해로 마감했다. 국내 CDMA 관련 단말기시장의 성장세는 내년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말기가격 하락 등의 변수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마찬가지로 보급대수 5백만대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 시장규모는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이같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실익은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우리나라가 CDMA 원천기술 보유사인 퀄컴사에 지불하는 로열티가 올해에만 1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는데다 주요 부품인 MSM(Mobile Station Modem)칩 등이 여전히 국산화되질 않아 진작 실속은 외국업체가 고스란히 챙겼기 때문이다. 이 대목은 「옥에 티」로 「CDMA 종주국」이라는 명예을 무색케 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초 처음으로 선보인 시티폰 장비시장의 경우 시스템시장이 2천억원을, 단말기시장은 8백억원 정도를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PCS 등 경쟁서비스의 출현 등으로 가입자가 급감하고 있는데다 015사업자들의 사업권 반납 등 악재가 겹쳐 내년 초부터 관련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돼 「못다핀 꽃 한송이」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역시 새롭게 등장한 TRS와 무선데이터 통신시장의 경우 시스템시장이 총 2천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는 반면 단말기시장은 관련기술 개발의 미비로 인해 5백억원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사업자들이 서비스는 개시했으나 정작 가입자 확보에 가장 중요한 단말기가 없어 「개점휴업」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티폰 시장 내리막 하지만 내년에 단말기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고 서비스에 대한 가입자들의 인지도가 높아질 경우 올해보다는 높은 성장세를 이룩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단말기 가운데 가장 보급이 일반화돼 있는 무선호출기(삐삐)는 올해 2백50만대의 순증가와 대체수요, 수출 등을 포함해 총 5백만대 정도 공급돼 지난해와 같은 3천억원대의 시장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삐삐분야는 종전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모토롤러 등의 몰락세가 현격하게 나타난 반면 팬택, 스탠더드텔레콤, 엠아이텔, 델타콤 등 중소 통신기기업체들이 도약한 한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게다가 원화 하락으로 국내 삐삐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회복됨에 따라 이 분야의 사업이 활성화하고 있어 앞으로 CDMA단말기에 이어 보이지 않는 수출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0여년 동안 국내 정보통신장비산업을 이끌다시피한 교환기시장의 경우 주고객인 한국통신의 신, 증설 물량에 힙입어 지난해 5천3백억원 보다 10% 정도 늘어난 5천8백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동안 국설교환기분야에서 상당한 매출확대를 일궈온 수출이 부진했고 TDX-100교환기의 개발이 지연되는 속에 통신시장 개방이 내년에 이뤄져 삼성, LG 등 국내 교환기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송장비시장은 올해부터 1백55Mbps급에서부터 2.5Gbps급까지 다양한 전송장비가 잇따라 개발돼 지난해 1천5백억원에 비해 두배 가량 늘어난 3천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광전송장비의 수요가 꾸준하게 늘것으로 전망돼 내년에는 교환기시장에 버금가는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백억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한 전화기시장은 올해에는 1천억원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특히 9백㎒대역의 무선전화기시장이 전체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해 고급화 추세가 뚜렷했다. 그러나 키폰시장은 올해 규모가 5백억원 정도로 지난해 7백억원에 비해 시장이 위축됐으며 내년에도 이같은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설교환기(PBX)에서 키폰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이 잇따라 개발됨으로써 상대적으로 키폰시장의 위축을 가져다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 네트워크장비시장은 지난해 3천억원 규모를 약간 상회하거나 그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부터 불어닥치기 시작한 경기침체로 기업, 공공기관 등의 네트워크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하반기에는 원화절하로 수입장비가 대부분인 이 시장에서의 침체를 가속화시킨 게 주된 원인이다
특히 선전이 예상됐던 ATM장비 도입이 예상보다 늦어졌고 기가비트 이더넷 역시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보급활성화가 제대로 뒷받침되질 않아 시장을 얼어붙게 했다.
원화절하 일파만파`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콤텍시스템, 한아시스템 등 국내 네트워크 장비개발업체들이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라우터, 스위치, 허브 등 다양한 장비를 잇달아 국산화해 짭짤한 재미를 봤던 한해로 주목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IMF 여파로 국산장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황무지」나 다름없는 국내 네트워크 장비시장에 숨통을 터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생활무전기, 업무용 간이무전기(워키토키) 등 기타 무선통신장비의 경우 국내 경기침체 등으로 지난해와 같은 성장세를 보인 데 그쳤으며 햄(아마추어 무선사)장비를 비롯한 일부 장비시장은 지난해의 시장규모에도 못미치는 저조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올해 국내 정보통신장비시장의 성적표는 유선계는 「답보」나 「퇴조」를 기록한 반면 무선계는 「급증」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한해로 평가된다.
<김위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