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 게임 독점 판매권 어디로 갈까?]

일렉트로닉 아츠(EA)사 게임 판권 독점공급권의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A사의 한국내 게임 판권 독점공급권은 지난 90년부터 동서게임채널이 갖고 있었으나 EA사측이 97년말 방한, 오는 8월경 파트너 교체의사를 밝힘에 따라 국내 대기업 및 중견기업들이 EA사 잡기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이 EA사 판권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이 회사가 CUC 소프트웨어사에 이어 게임의 본고장인 미국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이며 국내시장에서도 작년의 경우 동서게임채널을 통해 총 10여편의 타이틀이 출시돼 이 중 「트리플 플레이」 「NBA」 등 인기 스포츠시리즈물이 히트하는 등 양질의 게임소프트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EA판권의 향방이 올해 게임시장 판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각사별로 치열한 물밑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서게임채널의 한 관계자는 『계약종료가 올 8월로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달리 계약 자동연장 조건과 함께 동서쪽에서 계약경신 여부에 대한 선택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오는 99년까지는 동서가 EA사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게임 관련 업체들은 『메이저사들의 계약경신은 공급업체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관례이며 이미 EA사의 관계자 방한시 동서와의 계약종료 의사를 확언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파트너 교체는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도 『지난 90년부터 EA사 제품을 독점공급해 온 동서게임채널이 지난해 무자료거래와 관련, 관할세무서의 세무조사를 받고 수억원대의 추징금을 선고받은데다 전년에 비해 매출도 감소했기 때문에 8년에 걸친 양사의 두터운 교분에도 불구하고 EA측의 파트너 교체 가능성이 높다』며 EA사 판권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이에 따라 히트작 공급선이었던 블리자드 판권을 LG소프트에 넘겨 준 후 판권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C, GTI와의 판권계약으로 상승세를 타면서 게임업계 1위 탈환을 노리는 삼성영상사업단, 지난해 대기업 중 최하위의 부진한 성적을 낸 후 게임사업 도약방안을 모색중인 (주)쌍용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기업이 EA사와 접촉을 적극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중견업체 및 게임전문 유통사도 대기업들이 환율급등으로 인한 로열티 부담 및 출혈경쟁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의식, 무리한 계약조건을 제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EA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현실적으로 장당 로열티 10달러 이상이면 채산성이 없지만 유통사는 총판 마진이 필요없어 로열티 협상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앞세워 적극적인 협상을 펴겠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대표적 게임공급업체의 하나인 인포그램사와 20개 타이틀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한국라이센싱, 역시 프랑스의 중견 게임업체인 크리오사와 판권계약을 체결한 경수, 오래 전부터 EA사에 관심을 표명해온 유통사 M사 등이 최근 판권계약과 관련,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미국 맥시스사와 독점판권계약을 맺고 있는 중견업체인 메디아소프트는 지난해 EA사가 맥시스를 합병하면서 EA사 판권을 확보하지 않을 경우 맥시스와의 재계약까지 불투명해질 소지가 있음을 감안,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A사의 판권 독점공급권을 동서가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또한 파트너가 교체될 경우 어느 업체에게 돌아갈지에 게임업계의 관심이 벌써부터 고조되고 있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