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업실> 인터넷 영어학원 네오퀘스트 "삼총사"

 인터넷 콘텐츠 사업가들은 흔히 「포티나이너(49er)」에 비유되곤 한다. 포티나이너란 1849년 골드러시시대에 서부로 간 사람들. 마차를 타고 3천2백㎞의 황야를 가로질렀던 19세기 개척자들처럼, 오늘날엔 수많은 사람들이 사이버스페이스라는 이름의 신천지로 모여든다.

 인터넷 영어학원 네오퀘스트(http://www.neoqst.com)를 운영하는 최완규(32), 오성호(33), 송연석(30)씨. 이들 역시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인터넷 러시에 합류했다. 인터넷의 미래에 오늘 가진 전부를 베팅한 젊은이들답게 세 사람은 패기에 넘친다. 모두가 외대 동시통역대학원 15기 졸업생이면서 YTN 방송통역사 입사동기생들이다. 이들이 의기투합해 벤처업체 네오퀘스트커뮤니케이션즈를 창업한 것은 97년 10월. 사업 첫 해에 수익은 좀 챙겼냐고 묻자 대답이 거침없다.

 『돈요? 한 푼도 못 벌었죠. 무료사이트거든요. 인터넷광고도 쉽지 않더군요. 사무실 집기며 장비, 웹호스팅 비용까지 그동안 1억원 정도 쏟아붓기만 했습니다.』

 요즘엔 서버 업그레이드 비용조차 없다고 말하면서도 의기소침하기는커녕 당당하고 여유가 넘치는 표정이다. 이들의 자신감엔 다 이유가 있다.

 4만명의 네오퀘스트 회원들이 버팀목이 되어주기 때문. 그동안 웹사이트를 다녀간 방문객 수는 무려 96만명, 하루 평균 히트 수 8천건에 신규회원이 매일 2백명씩 불어난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폭발적인 반응이다. 왜 이렇게 사람들로 북적대는 걸까.

 『모두들 「영어를 정복하자」고 외치죠. 하지만 저흰 「영어와 놀자」고 합니다. 문법에 주눅들고 단어 외우느라 머리가 아프다면 결국 영어와 원수지간이 되고 말테니까요. 네오퀘스트는 푸근한 만남,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 「영어놀이터」이기 때문에 네티즌들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네오퀘스트의 홍일점 송연석씨, 부드럽고 자상한 이웃집 오빠같은 오성호씨, 네오퀘스트 대표를 맡아 빈틈없이 일을 풀어가는 최완규씨. 이들에겐 요즘 신나는 사건이 하나 생겼다.

 지난해말 김영사에서 출판하게 된 두 권의 책 「영어도 자존심이 있다」와 「뒤집어본 영문법」이 인터넷 예약판매로 초판이 매진되고 보름만에 3쇄까지 들어간 것. 속편 「네이티브처럼 생각하자(가제)」와 「오피스 잉글리시」를 비롯, 앞으로 8권의 책을 더 펴낼 예정이다.

 이들의 작업실은 일산 신도시의 28평짜리 오피스텔. 인터넷학원의 운영본부이기도 하지만 첨단기술이 만들어낸 새로운 우주, 사이버스페이스를 향해 열린 커뮤니케이션센터인 이곳에서 세 사람은 오늘도 네티즌들을 향해 끝없는 발신음을 내보낸다. 「네오퀘스트 덕분에 영어가 두렵지 않다」는 미국 교포 아줌마의 느닷없는 전화가 새벽잠을 깨워도 이들은 피곤한 줄 모른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