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보낸 지난 한해의 여진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일까. 2000년을 맞는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활기찬 모습이다. 1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아서만은 아니다. 지난해 사업성과가 괜찮아서만도 아니다. 「반도체 전공정장비 국산화」라는 외길 여정을 성공리에 마치려 한 데서 오는 분주함이다.
주성엔지니어링에 있어 99년은 최고의 해였다. 1900년대를 마감하는 마지막 한해동안 주성엔지니어링은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93년 설립 이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반도체 핵심장비의 하나인 저압화학증착(LP CVD)장비를 자체기술로 만들어낸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웠다는 것이 주변의 시각이다. 무엇 하나 변변하게 갖춰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95년 개발한 「유레카 2000」이라는 이름의 이 장비는 최고의 히트상품이 됐다. 국내시장을 장악한 것은 물론 세계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이를 「절반의 성공」으로 보고 있다. 지금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신발끈을 고쳐 매는 것은 나머지 반쪽의 성공을 채우기 위해서다. 그래서 2000년은 다른 해보다도 더욱 중요하다. 세계 10대 반도체장비업체로 도약을 준비하는 첫단추이기 때문이다.
올해 주성엔지니어링은 꾸준히 새로운 전공정장비를 내놓을 계획이다.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 세계속의 기업으로 위상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규영역에도 진출, 종합 반도체장비회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가장 중점을 두는 사항은 제품다변화 전략. 주성엔지니어링은 사업을 본격화한 95년부터 지난해까지 주로 LP CVD장비로 대부분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고온플라즈마 CVD, 선택적 에피(Epi) 성장장치, 탄탈룸옥사이드 공정장비 분야의 사업을 강화한다. 이들 장비는 이미 개발을 마친 상태며 양산과정만을 남겨놓고 있다.
바륨·스트론튬·티타늄(BST) 및 고밀도 플라즈마 CVD는 개발중이다. 올해 중반 이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신장비는 특히 D램뿐만 아니라 비메모리반도체 생산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주성엔지니어링측은 밝혔다.
해외 마케팅 주력도 올해 꼭 이뤄야 할 숙제다. 미국 현지법인인 주성아메리카와 대만·상가포르·일본의 대리점을 기반으로 각 지역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상반기에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용 CVD, 건식식각장비사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호황이 예상되는 반도체와 TFT LCD 두 부문을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장비 회사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