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0년대 최대상품으로는 누구나 주저하지 않고 인터넷과 휴대폰을 축으로 하는 이동통신을 꼽는다. 2000년 들어서는 이 둘이 융합해 또 하나의 새로운 거대시장을 만들어갈 태세다. 다름아닌 무선인터넷이다.
무선인터넷 시장의 팽창 가능성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그 단적인 예가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NTT도코모의 휴대폰 기반 인터넷 서비스 「i모드」로 가입자가 벌써 300만명을 돌파했다.
이런 점에서 세계의 시선이 스웨덴 통신기기 업체 에릭슨의 쿼트 헬스트롬 사장에 집중되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닐 것이다. 무선인터넷의 기반이 되는 휴대폰의 세계 3대 제조업체에 속하는 에릭슨을 실질적으로 이끌면서 급변하는 이동통신 세계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40대 기수로 주목을 받아온 스텐 크리스텔 닐손 전 사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 7월 전격 취임한 헬스트롬 사장은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사업구조를 무선인터넷 지향 체제로 조정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헬스트롬 사장에 대해 에릭슨 내부에서는 「회사 사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돌려놓았다」는 평가가 조심스레 흘러 나오고 있다.
헬스트롬 사장 이후 에릭슨에는 실제 커다란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무선인터넷과 긴밀한 휴대단말기에서의 노선 수정이 관심을 모은다. 에릭슨은 지금까지 노키아, 모토롤러 등과 공동설립한 「심비안」을 통해 차세대 휴대단말기의 주도권 확보에 주력해 왔다. 그런데 최근 경쟁상대인 마이크로소프트와(MS) 제휴, 입지를 다각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헬스트롬 사장이 이끄는 에릭슨의 양면 전략이 무선인터넷 시대에 어떻게 통용될지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