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합작 애니메이션 「건드레스」 개봉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초기부터 화제를 불러모았던 「건드레스」가 26일 개봉돼 관객들의 평가를 받게 됐다.

「건드레스」의 국내 배급권을 갖고 있는 동아수출공사는 신도필름과의 공동배급을 통해 단성사·명보·중앙·동아극장 등 서울지역 12개 극장을 포함해 전국 50개 극장에서 동시상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동아수출공사는 「건드레스」 개봉을 통해 5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아수출공사의 관계자는 『국내에 재패니메이션 마니아층이 상당히 두텁게 형성돼있기 때문에 건드레스의 성공을 낙관하고 있다』며

『극장개봉에서 5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고 6월께 비디오로 출시해 총 20억원의 수익을 올릴 계획』임을 밝혔다.

동아수출공사측은 「건드레스」 제작에 10억원(지분 30%)을 투자했으며 국내 수정작업 등을 위해 5억원을 더 투자했다. 따라서 동아수출공사의 목표대로 20억원은 벌어들이면 5억원 정도의 이익을 남기게 된다.

동아수출공사가 「건드레스」의 성공을 자신하는 것은 이 영화가 국내극장에서 개봉되는 최초의 재패니메이션(일본 애니메이션)이라는 상품성 때문이다. 건드레스는 비록 한·일 합작이라는 명패를 달기는 했지만 제작의 대부분은 일본에서 이뤄졌다. 우리나라의 자본이 투자된 것을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재패니메이션이다. 동아수출공사는 한국말 더빙본과 함께 일본말 오리지널본도 개봉하는 등 「건드레스」의 재패니메이션적인 효과를 통해 관객동원을 극대화하고 있다.

동아공사측의 바람과 달리 「건드레스」가 흥행에서 실패할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건드레스」의 졸속제작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니카츠를 비롯한 일본측 4개 제작사들은 당초 지난해 3월에 개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실제 제작이 지연되자 일본측 제작사들은 예정대로 지난해 3월 채색도 되지 않은 미완성 작품을 개봉해 흥행에서 참패했다. 이후 동아측은 미완성 작품을 국내에 들여와 약 5억원을 투자, 수정작업을 벌여 이번에 완성된 작품을 국내에 개봉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동아수출공사가 수정작업을 했다손 치더라도 졸속제작에 따른 흔적은 남아있을 것이란 지적.

한 영화평론가는 『건드레스가 재패니메이션의 문법과 기술적인 요소들을 그대로 살렸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며 『일부 배경장면의 경우 인물과의 비율이 제대로 맞지 않으며 알리사의 과거 회상장면 등은 무성의하게 제작됐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동아수출공사가 「건드레스」를 전체이용가 등급으로 만들기 위해 원작에 포함돼 있던 일부 폭력적인 장면이나 선정적인 장면을 삭제한 것도 전체 작품의 질을 낮출 것이란 지적. 실제로 건드레스는 화면처리나 그림의 수준은 초등학생 수준에 맞춰졌지만 전체적인 스토리 전개나 테러리스트와 결탁한 군 특수부대, 초반부 알리사의 목욕장면, 후반부 사이버세계로 접속된 알리사가 테러리스트와 대결을 벌이는 장면 등은 초등학생의 눈높이를 벗어나는 등 부조화를 보이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건드레스」는 국내 영화팬 앞에 공개됐으며 이의 성공 여부가 향후 재패니메이션의 국내 진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건드레스가 성공할 경우 한·일 합작이라는 형태를 통해 재패니메이션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지만 만약 흥행에서 참패하면 당분간 일본 애니메이션의 극장개봉 시도는 주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총(Gun)」과 옷(Dress)」이라는 이질적인 두 단어를 결합한 특이한 제목의 「건드레스」는 5명의 여전사들이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테러리스트들과 맞선다는 내용이다. 암울한 미래세계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재패니메이션인 「공각기동대」의 원작자인 시로우 마사무네가 원작 캐릭터 설정을 맡아 제작당시에는 일본내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강재윤기자 jy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