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이 사실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증권가와 재계에는 현대전자 신임 사장으로 박종섭 부사장이 임명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러다가 김영환 사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지난해 말 그룹 인사는 물론 지난달 통합회사 출범 후 첫 임원인사 때에도 사장 경질은 없어 궁금증만 더해갔다.
당분간 김영환 사장 체제가 유지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런데 28일 현대전자는 전격적으로 사장 교체를 발표했다. 현대전자는 이에 대해 『김영환 사장이 많이 회복됐으나 공석기간이 장기화해 업무처리에 문제가 있어 이번에 사장을 교체한 것』이라고 밝혔다.
예정된 수순이 김 전사장의 와병으로 3개월 정도 늦어진 셈이다.
박종섭 신임 사장은 현대전자 창립 멤버로 오리건 반도체공장 설립, 심비오스 매각, 칩팩 분리 및 매각 등 현대전자의 주요 결정에서 큰 활약을 했다.
특히 맥스터의 인수와 운영에서 뛰어난 경영수완을 보여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환호에서 박종섭호로 갈아타면서 현대전자는 앞으로 지금까지의 수동적인 경영에서 탈피해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것이라는 점이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박 신임 사장은 맥스터 인수 때 보였듯이 순발력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랫동안 준비해놓고도 뒤늦게 뛰어든 현대에 맥스터를 빼앗겨야 했던 아픈 기억의 삼성전자로서는 박 사장 체제가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또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한 통합법인의 체제정비작업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김영환 사장에 이어 이번 박종섭 사장까지 현대전자는 2회 연속 미주법인장을 사장으로 앉히게 돼 현대전자에 해외파의 입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또 현대전자는 김 전사장이 통합에 크게 기여했다고 보고 예우차원의 후속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김영환 전 사장이 현대전자에서 곧 분사하는 현대오토넷의 대표이사를 계속 맡는 것은 음미할 만한 대목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