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재도약 가능하다>3회-기업 바로서야

코스닥등록업체들은 『최근 시장의 장기침체로 갖가지 호재와 실적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시장 폭락의 최대 피해자』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일부 코스닥등록업체들의 행태를 보면 이들 업체의 강변이 무색해진다.

주가조작사건으로 코스닥시장에 찬물을 끼얹는가 하면 자금의 오용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버리기도 했다. 또 본업은 뒤로 하고 금융소득에 열을 올리거나 허위정보를 유포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혀 문제가 되기도 했다.

네트워크장비유통업체인 테라의 박상훈 사장은 지난해 9월 언론과 회사의 홈페이지에 유로시장에서 500만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 주가를 끌어올린 뒤 차명형태로 보유하고 있던 주식 27만주를 매도해 24억5000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기는 등 모두 27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구속됐다.

또 지난 7월에는 반도체장비생산업체인 세종하이테크 사주와 투자신탁회사 등의 펀드매니저가 짜고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에 적발되면서 코스닥시장의 하락을 부채질했다.

검찰은 이미 100여개 등록 및 상장업체들을 대상으로 주가조작 여부를 수사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테라나 세종하이테크 지뢰가 코스닥시장 곳곳에 산

재해 있는 셈이다.

일부 닷컴기업은 공모 등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수익모델 및 기술개발은 뒷전

인 채 창투사를 설립하는 등 평가익을 통한 이익실현에 골몰하는 모습을 보여줘 시장의 신뢰를 저버리기도 했다.

이밖에도 공모자금을 오용하거나 버젓이 공시해 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등 기업 스스로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코스닥등록업체들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것은 아니다. 여전

히 국내 정보기술(IT)업계를 대표하는 주자들이 시장에 건재해 있고 건실한 신규등록업체들도 다수 유입될 전망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코스닥등록업체들은 첨단기술주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실적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된 경향이 있었다』며 『전저점을 확인한 후 경쟁력 있는 업체들은 주가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닥등록업체들은 「경쟁력」이라는 부분을 곱씹어봐야 한다. 로커스는 지난달 코아텍을 전격 인수하고 펀딩업무를 전부 이관했다. 순수 기술개발에만 주력해 통신기반 기술경쟁력을 확보한 세계적인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아직까지 성공적인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펀딩으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은 완전히 해소됐다.

많은 투자자들이 지금도 벤처기업과 코스닥시장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 기업 스스로가 피해자라는 인식을 버리고 실추된 시장의 신뢰를 곧바로 세워야 할 때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