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탈라인(KDL) 정현준 사건으로 나라 전체가 시끄러운 가운데 디지탈라인이나 투자회사의 상호와 비슷한 이름을 갖고 있는 벤처기업들이 난데없는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들 업체는 단순한 주주의 항의전화에서부터 심한 경우 투자의사를 보였던 투자가들이 투자에 난색을 표시하기도 한다.
디지털 인터넷접속장비 제조업체인 디지텔(대표 이종석)의 경우 주주 및 관계자들로부터 『혹시 KDL과 연관이 있느냐』는 식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으며 『전혀 관계가 없다』는 답변에 매달리다시피 하는 상황이다.
평창하이테크통신은 더 심한 상황. 정현준 주식로비 사건으로 크게 부각되고 있는 평창정보통신과 상호가 비슷한 만큼 언론에 보도되는 빈도도 많아 이같은 곤혹을 더욱 크게 치르고 있다. 단순한 문의 차원을 넘어 강한 항의전화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KDL정보통신·디지탈임팩트·마론테크·테코노필 등 KDL 관계사들과 비슷한 이름을 가진 업체들도 뜻밖의 불똥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런 경우 작게는 일회성 해프닝으로 치부해버릴 수 있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투자유치까지 영향을 받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는 실정이다. 특히 시간이 흐르면서 이름이 비슷한 업체뿐만 아니라 일반 벤처기업들까지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관련업체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미꾸라지 한마리 때문에 전체 벤처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KDL로 인해 한동안 첨단 벤처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디지털이나 정보통신, 테크 등의 단어를 회사명에 썼던 업체들이 오히려 곤란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