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T 도코모 급성장의 비밀」 오보시 고지 지음, 영진Biz.com 펴냄
지난 92년 일본 이동통신업계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소비자들은 이동통신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었고 이동통신 사용료는 엄청나게 비쌌다. 이로 인해 이동통신 업체들은 가입자가 턱없이 모자라 막대한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해 적자에 허덕이며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동통신 사업을 벌여오던 일본 최대 통신업체인 NTT는 정부에 의해 이동통신 사업을 강제로 분사시켜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지금의 NTT도코모.
대부분의 신생기업이 축복과 기대 속에 첫 출발을 하는 것이 보통인데 NTT도코모는 오히려 우려와 불안 속에 땅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꼴이었다.
그후 8년이 지난 지금 NTT도코모는 일본 최대의 통신업체로 연 매출 4조엔(44조원), 주식 시가 총액 30조엔(330조원)의 거대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역사가 영웅을 낳는다는 말이 있다. 또는 영웅이 역사를 만든다는 말도 있다.
침몰 직전의 NTT도코모를 세계적인 이동통신 업체로 바꿔놓은 오보시 고지(大星公二) 회장은 바로 「역사가 낳은 영웅」이자 「역사를 만든 영웅」이기도 하다.
32년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오보시 회장은 일본전신통화공사에 입사해 20여년간 NTT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러던 그는 92년 위태롭던 NTT이동통신망 대표로 취임, 이 회사를 단기간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NTT도코모의 최대 히트작은 휴대전화 단말기에 인터넷 기능을 더해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i모드」. 이 제품은 통신 수단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차세대 휴대폰의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다.
무(無)에서 출발해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기업을 이루어낸 NTT도코모의 오보시 회장. 그가 도코모를 급성장시킨 비밀은 무엇일까.
도코모의 성공 요인과 열쇠, 경영 철학 및 사업의 노하우를 비롯해 도코모의 성장 과정, 「i모드」의 탄생과 기적적인 대히트 상품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어떤 것일까.
오보시 회장은 이 모든 궁금증을 총 11장으로 이뤄진 「NTT도코모. 급성장의 비밀」이란 한권의 책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그는 먼저 볼륨에서 밸류로 가치를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양적 확대에서 질적 충실로 전환하는 것, 대량 생산에서 가치 창조로, 성장에서 성숙으로라는 한 걸음 앞선 마케팅 방향을 오보시 회장은 제시한 것이다.
또 선에서 면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도 요구한다. 실제 휴대폰 사용 구역은 도로 이외의 장소로 계속 확대되고 있었다. 사용 구역은 「면」으로 확대되고 있었는데 그것을 중개하는 네트워크는 카폰 시대에 설치한 「선」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다음으로 철학 있는 가격 인하도 강조한다. 경쟁 상대가 있든 없든 가격 인하는 소비자를 위해 감행돼야 한다.
조직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다이렉트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내세운다. 오보시 회장은 한 번에 2∼3시간 동안 20∼30명 정도 사원을 모아 놓고 각 지점이나 개인의 문제점과 회사에 대한 요구 사항 등을 듣고 서로 토의를 하면서 그 해결책을 찾는다.
마지막으로 사회에의 공헌이야말로 기업이 지녀야 할 진정한 가치라고 지적한다. 도코모의 존재 이유는 「싸고 품질 좋은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생활의 편의를 향상시키며 비즈니스의 효율화로 사람과 사회를 풍요롭게 하고 그 발전에 기여한다」다. 따라서 「경쟁에서 이긴다」든가 「이익을 낸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수단이며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