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게임 개발사들이 소비자와의 약속인 게임 출시일을 일방적으로 연기하는 등 「공수표」를 남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판타그램(대표 이상윤)은 25일 발표키로 한 「킹덤언더파이어」의 출시일을 또다시 다음달 1일로 연기했다. 이 회사는 당초 이 작품을 지난 8월에 발표한다고 공표했다가 뚜렷한 이유도 없이 또다시 출시일을 10월 25일로 미루었다. 이 회사는 이에앞서 지난 25일 이 작품 판매를 위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예약 주문까지 받아 놓기도 했다.
또 게임배급사인 위자드소프트(대표 심영주)는 오는 30일 발표키로 한 손노리와 그라비티의 공동 작품 「악튜러스」를 다음달 10일 출시키로 했으며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도 히트작 디아블로2의 한글판을 당초 9월에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출시하지 않고 있다.
이들 업체는 한결같이 작품의 완성도와 품질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게이머를 비롯한 소비자들은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분통을 터트고 있다.
용산 게임매장의 한 관계자는 『최소 10만장 이상의 판매가 예상되는 대작인데다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부풀리면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상투적인 마케팅 전략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인해 이들 작품의 출시일에 맞춰 작품구매와 영업계획을 세워둔 유통사와 소매점·PC방들은 제작사의 이같은 일방적인 처사에 항의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게임 매장 관계자는 『킹덤언더파이어의 출시일에 맞춰 매장의 재고량을 조절하는 등 사전준비를 해왔는데 하루전날 일방적으로 출시를 연기한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결과적으로 단골 고객들에게 거짓말을 한 꼴이 되고 말았다』고 판타그램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판타그램은 『지난 22일 CD 프레싱 작업을 시작했으나 프로그램에서 네트워크 접속과 관련한 버그가 발견돼 이미 제작된 2만여장을 폐기하는 등 제작공정을 전면 중단시켰다』면서 『무리하게 출시일을 지키기보다는 노버그 타이틀을 발매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소비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판타그램이 미국내 배급사인 GOD의 사정을 봐주기 위해 국내 사용자와의 약속을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위자드소프트는 출시 연기 이유를 총 7장으로 구성된 「악튜러스」의 마스터 CD를 제작하는 작업이 예상보다 많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위자드소프트의 심경주 사장은 『배급사는 항상 제품의 출시일 준수와 완성도 제고라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며 『출시를 기다려 온 팬들에게 죄송하며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이를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올 여름 디아블로2의 영문판을 출시한 한빛소프트는 이 작품의 인기도를 지속시키기 위해 디아블로2의 한글판을 빨라야 12월 중순경에나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