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사업자 선정기준 중 두번째 조항은 채널 구성·운용계획의 적정성이다.
총 150점이 주어지는 이 항목은 누가 더 어떻게 다양한 시청자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점수배정은 채널 구성의 적정성과 채널 확보계획의 우수성이 각각 60점으로 동일하게 배정돼 있다. 또 자체채널과 외국방송 재송신채널 운용계획의 적정성에도 30점이 주어진다.
두번째 심사부문에서는 큰 쟁점이 되는 사항이 별로 없다. 심사내용이 채널 편성과 운용에 관련된 조항으로 양 컨소시엄에 제시하고 있는 내용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제시하고 있는 채널 편성과 운용계획이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실현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계획상으로는 화려하고 잘 짜여져 있더라도 막상 방송을 시작했을 때 일정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심사를 통해 사업계획서에 나타난 대로 준비가 돼 있으며 그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의 여부가 철저히 규명돼야 할 것이다.
한국디지털방송(KDB) 컨소시엄과 한국위성방송(KSB) 컨소시엄은 각각 74개 채널과 76개 채널로 위성방송을 시작해 2005년까지 114개 채널, 100개 채널로 채널 수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KDB는 전체 채널 중 정보·교양 채널의 비중을 60% 이상으로 하며 이 프로그램의 성격을 오락과 정보가 융합된 형태로 개발함으로써 위성방송의 사업성과 공익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노인·장애인을 위한 사랑의 채널, 시민 액세스채널인 시민의 채널과 독립제작사를 위한 슈퍼스테이션 채널 등 공익채널을 위성방송사의 자체 채널화해 육성함으로써 방송의 공적책임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KSB도 공공·공익 채널을 30% 배정하고 문화정보 채널도 30% 이상 확보할 방침이며 오락 채널은 28%, 부가서비스 12% 등의 비율로 채널을 구성하기로 했다.
또 방송의 공익성을 실현하기 위해 한민족 채널과 시청자의 방송주권을 구현해 줄 시민 액세스채널을 산학협동사업으로 연결해 프로그램 제작·운영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밖에 장애인 채널, 실버 채널, 어린이 채널을 운영하고 신규PP들의 중복투자 방지와 투자비 절감을 유도하기 위한 미디어센터를 구축해 설비의 공동활용을 꾀하는 등 다양한 공익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양 컨소시엄 모두 위성방송 사업을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 수익과 재미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채널 편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셈이다.
또 양 컨소시엄은 위성방송의 특징인 디지털과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효과를 최대한 발휘하는 데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KDB는 양방향 멀티미디어 기술을 이용해 인터넷, 전자상거래, 생활정보검색, 게임 등 데이터서비스를 기본 패키지화해 종합 멀티미디어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KSB도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차원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방송 채널은 물론 양방향 데이터방송, 시즌티켓, 오디오채널, T커머스, 인터넷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적극 발굴,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채널편성과 관련해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의 박천일 교수는 『위성방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케이블TV와 지상파 등과 차별화된 내용을 서비스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새롭게 제작되는 프로그램에 대해 얼마나 적극적인 지원을 할 것인가를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며 『채널서비스와 함께 전자상거래, 인터넷 등 멀티미디어 부가서비스도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중요한 요인이므로 이에 대해서도 공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