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더 뉴스>송월주 조계종 전 총무원장

『진리가 없는 곳이 없고, 진리가 없는 때가 없다.』

부처의 법성(法性)이 인터넷에 메아리치고 있다. 자비로 세상을 구도하는 부처의 진리가 인터넷과 만나 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시공을 초월해 진리가 존재한다는 면에서 불교의 진리와 인터넷은 통한다. 그래서 진리가 없는 곳이 없고, 없는 때가 없다.

『모든 중생들이 들을 수 있는 법문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 나갔으면 합니다. 정보화가 가져다준 축복이 미륵세계를 보다 빨리 구현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통일기원! 사이버 통일운동」을 전자신문과 공동주최하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공동대표인 송월주(65) 스님은 인터넷이 중생 교화의 도구로 크게 활용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부처의 설법이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고 결국 우리 민족을 하나로 묶는 유용한 도구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송월주 스님에 대해선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번씩이나 역임한 종교계 지도자란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이제는 민족의 숙원인 남북통일에 앞장섰다. 「이타행(利他行)」에 발벗고 나섰다.

『지난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감격이었습니다. 어는 통계에 의하면 이산 1세대를 19만명으로 추산하는데 이산의 아픔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민족화합의 문제입니다.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전시켜 민족 대동단결로 승

화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송월주 스님의 사이버통일운동은 이렇게 시작됐다. 경직된 양자간의 사고는 「말로만 통일」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먼저 긴장완화와 평화정책이 선행되기 위해서는 군축이 단행돼야 한다는 것. 사전 불안요소를 제거하는 데서부터 신뢰의 싹이 튼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어 신세대에서의 통일 염원이 구체화해야만 보다 빨리 통일의 염원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의 20대들이 통일의 주역인 만큼 이들이 친숙한 사이버 공간을 통해 통일 염원을 되새겨보자는 것이 이 운동의 취지다.

무엇보다 현재의 가장 큰 문제로 각 계의 균열을 꼽는 송월주 스님은 『정치와 경제·사회·계층·지역간 갈등과 대립이 심한 것은 각 계 지도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먼저 상대의 입장이 돼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또 정치 논리 때문에 경제가 파탄하는 일만큼은 꼭 막아야 합니다. 현재의 경제 위기는 경제 주체들의 과감한 구조개혁만이 최선의 방책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내년 1월중 북한 방문 계획을 갖고 있는 그는 상봉하는 이산가족 못잖게 북녘 동포들에게 줄 많은 선물을 꾸리고 있다. 지난 98년도부터 지금까지 의류·의료기구·씨감자·젖염소·쌀·밀가루·옥수수·계란·밀감·농기구 등 140억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보낸 데 이어 내년 초 방문에는 미역·김 등 시가 160억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보낼 예정이다. 이는 한국적십자사 다음으로 많은 대북지원 물량으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의 어깨가 으쓱한 성과다.

「철저하게 자비를 실현함으로써 진리를 얻을 수 있다」는 「이보현행오보리(以普賢行悟菩提)」를 좌우명으로 정진하는 송월주 스님은 수행과 현실 참여 모두 불자들이 정진해야 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기 수행에만 치우치는 소승적 불교관에서 탈피해 대중성불(大衆成佛)을 실현해 나가는 대승적 입장을 견지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현재 불교는 지나치게 자리(自利)에만 치우치고 또 일부 종교는 지나치게 이타(利他)에만 치우쳐 균형감각을 잃고 있는 만큼 조화로운 균형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석가유법(釋迦維法)은 전통적인 수행도 요구하지만 불가 밖으로의 현실 참여 역시 적극적인 수행으로 보고 있다』며 『사회 구원 측면에서 인터넷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정신적·물질적 풍요, 즉 정보의 세계는 미륵세계를 앞당기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송월주 스님은 인터넷을 할 줄 모른다. 틈나는 대로 인터넷을 배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는 있지만 도통 짬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내년 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먼저 인터넷을 배우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그러나 인터넷을 불교의 세계관에 접목시켜 완전히 소화해내는 데 그는 더 이상 「넷맹」이 아니다. 이를 통해 현실 참여를 도모하고 사회 구원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오히려 「인터넷 마니아」다. 특히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 중 하나인 팔만대장경을 35년에 걸쳐 한글화하고 이를 CD로 발간해 최근 회향식까지 가진 그에게 인터넷은 이미 종교 속에 깊이 묻어 있다.

인터뷰를 기회 삼아 신년인사를 먼저 하자는 그는 『경제 상황이 안 좋아서 절대빈곤층이 늘고 실업자가 양산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불어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자비의 마음이 온 세상을 따뜻하게 해주길 기원한다』고 말을 맺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학력>

36년 정읍 출생

화엄사 대교과

동국대 석사

<약력>

법주사에서 득도, 사미계

화엄사 비구계

금산사 주지

학림사 조실

영화사 주지

개운사 주지

조계종 총무원장(80, 94)

화엄불교대 학장(현직)

승가대 이사장(현직)

<사회활동>

지역감정해소 국민운동협의회 공동대표(88)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현)

공명선거시민운동협의회 공동대표(91)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회장(92)

조국평화통일추진 불교인협의회 회장 및 총재

공해추방운동불교인모임 회장(92)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