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목표는 장밋빛,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갸우뚱.」
주요 인터넷기업이 새해를 맞아 잇따라 장밋빛 사업계획서를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를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을 뿐더러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시장을 전망,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이 높다. 일각에서는 순이익 위주의 내실경영보다는 지나치게 외형성장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사업계획이나 목표매출은 인터넷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잣대역할을 해 닷컴기업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업계획 현황 =다음·네이버컴·프리챌 등 주요 인터넷업체는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 대비 100∼500% 늘려잡았다. 온라인 광고 비중은 줄이는 대신 전자상거래나 솔루션 비중을 높여 공격적으로 경영에 나서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음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광고와 e마케팅 분야 60%, 솔루션과 상거래가 40%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계획을 작성 중인 네이버컴은 300억∼500억원 수준에서 올해 목표 매출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1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네이버컴은 온라인 광고(40%), 솔루션(30%), 유료 콘텐츠(30%) 등에서 지난해 못지않은 성과를 올릴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프리챌도 지난해 70억원보다 400% 이상 성장한 300억원 정도를 목표하고 있다. 프리챌은 올해 진출하는 온라인임대사업과 지난해 말 시작한 e브랜드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밖에 네띠앙이 지난해 100억원에서 올해 300억원, 하늘사랑이 60억원에서 140억원, 라이코스코리아가 150억원에서 300억원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두운 온라인시장 상황 =하지만 이같은 공격적인 목표에 의문을 제시하는 여론이 높다. 먼저 수익구조를 다양화하고 있지만 인터넷기업의 가장 큰 매출분야는 아직도 온라인 광고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광고시장 규모는 폭발적으로 성장해 930억원 수준에 달했다. 연합회는 올해 2000억원대를 낙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불황에 따른 광고시장 위축을 고려할 때 높게 잡아야 10% 성장한 1200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을 감안하면 광고분야의 매출성장은 그렇게 높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온라인 광고는 이를 수주하더라도 미디어렙과 광고 대행사에 수수료를 나눠 주어야 하기 때문에 실적 매출액은 더욱 작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인터넷업체는 미디어렙과 광고대행사에 광고 수주금액의 10∼50%를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업체는 서로 배너를 교환하고 이를 매출로 계산, 광고 매출이 단순히 「숫자놀음」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외형 부풀리기 경쟁 =인터넷기업이 온라인 광고 다음으로 올해 매출을 높게 잡은 분야는 솔루션과 전자상거래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가장 큰 매출은 역시 쇼핑몰이다. 대부분의 인터넷업체는 직접 쇼핑몰을 개설하기보다는 쇼핑몰 전문업체를 자사 사이트에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요 업체는 상거래가 발생했을 때 거래규모의 일정액을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업체는 수수료뿐 아니라 자사 사이트에서 거래된 전체 거래규모를 매출로 잡고 있다. 그만큼 매출이 부풀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올해 앞다퉈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e컨설팅·웹에이전시·종합마케팅서비스 역시 의구심이 들기는 마찬가지다. 이같은 서비스의 주 타깃은 이른바 오프라인업체다. 하지만 경기불황이 심화되면서 과연 오프라인업체가 얼마만큼 투자할지도 의문이고 분야별로 전문업체가 이미 시장을 선점해 시장공략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전통적으로 무형의 서비스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국내 비즈니스 관행을 볼 때 포장만큼 실속은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올해 아시아지역 경기와 온라인 광고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돼 중국 주요 포털업체의 매출전망을 5∼40%대로 하향조정하는 등 아시아지역 인터넷기업의 수익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나 인터넷기업의 자금상황을 고려할 때 당분간 기업경영이나 사업기조는 내실이나 수익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며 『사업계획이나 매출은 주주는 물론 소비자와의 약속이라는 면에서 좀더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같은 매출위주의 외형경쟁은 결국 시장에서 인터넷기업의 가치를 더욱 흐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업체/ 매출 결산(2000년)/ 목표(2001년)
다음/ 283억원/ 1000억원
네이버컴/ 100억원/ 300억∼500억원 수준
네띠앙/ 100억원/ 300억원
프리챌/ 70억원/ 300억원
라이코스코리아/ 150억원/ 300억원
하늘사랑/ 60억원/ 140억원
드림위즈/ 55억원/ 100억원
심마니/ 80억원/ 120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