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오프라인 거래에서도 업무 개선 효과가 높아 주목받고 있는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이 기업간(B2B) 전자상거래(EC) 전문업체인 e마켓들에는 오히려 외면당하고 있어 EC 전문업체인 e마켓의 이름을 무색케 하고 있다. 특히 대형 e마켓들은 거래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공급사로부터 받은 세금계산서 처리에 골머리를 썩고 있으면서도 전자세금계산서 활용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구매대행 모델을 택하고 있는 e마켓들은 구매사로부터 대금을 받아 공급사에 결제를 대행해주고 있다. 즉 공급사들은 구매사에 직접 보내던 세금계산서를 e마켓 결제일에 맞춰 보내야 한다. 거래가 활발한 e마켓 A가 공급사로부터 받는 월세금계산서는 최소 500건. 월 2회 정산하는 e마켓 B는 1200여건이 넘는다. 세금계산서가 모이는 최종일에 e마켓은 그야말로 ‘마감전쟁’이다.
불편하기는 공급사도 마찬가지다. 이미 온라인으로 이뤄진 거래에도 불구하고 공급사들은 세금계산서를 일일이 출력해 해당 e마켓에 우편이나 인편으로 전달하고 있다. e마켓이 전자세금계산서 제도를 도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e마켓들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간혹 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주문이 아니라 전화와 같은 비정상적인 주문, 즉 시스템에 기록되지 않은 주문이 있는 데다 가동 초기라 시스템에 대해 100% 안정성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e마켓 A의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e마켓 사용에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어 e마켓 이용에 좀 더 익숙해질 때까지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은 미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시스템 에러에 대비한 오프라인 확인작업이 필요하고 전화주문처럼 오프라인으로 행해지는 거래까지 포함하면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e마켓들의 이 같은 견해는 전자세금계산서가 결제업무의 독립된 영역으로써 그것만으로도 기업 업무의 개선 효과가 높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낮다. 국세청도 최근 전자세금계산서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 기준을 고시할 정도다. 이밖에 공인인증사업자와 계약을 체결, 전자서명제도만 도입하면 e마켓이 직접 할 수 있고, 이와 관련한 전문업체도 있어 제도 도입도 어렵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사가 굳이 세금계산서를 출력하지 않아도 되고 e마켓도 복잡한 마감 전쟁을 치를 필요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중으로 미룰 문제만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