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뛰어넘자>전문가 기고:IT시장 진출 전략은...

 ◆양평섭 이차이나센터 소장

 중국이 WTO 가입 협상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유치를 성공시키면서 국내에서 중국 열풍이 일고 있다. 최근 중국 진출 열풍은 중국에서의 기회를 잡으려는 기대와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에 진출하지 않고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우리 IT기업에서도 중국 러시가 불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한계를 느낀 우리 기업들이 세계시장, 특히 중국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라 하겠다.

 지난해 이후 중국에서 IT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대 IT수요, 3대 IT생산 국가로 부상했으며, 멀지 않은 미래에 세계 최대 IT시장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 광둥지역이 세계 다국적기업의 IT생산기지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더욱이 중국은 WTO 가입과 함께 반도체, 통신장비, PC 등 IT관련 제품에 대한 무관세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수는 2650만명을 넘어섰으며 2005년에는 3억명으로 미국의 인터넷 사용자수를 능가할 것이다. 2010년에는 중국어 웹사이트 수가 영어 웹사이트 수를 능가할 것이다. 이동전화 가입자수도 이미 1억2000만명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이동통신 가입자 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2005년에는 3억명에 달할 것이다. 또한 최근 중국의 반도체 시장이 매년 30% 이상의 급성장을 하면서 대만을 필두로 일본, 미국, 한국의 반도체 업체들이 앞다투어 중국에 진출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중국 IT산업의 미래 모습이다.

 이러한 중국의 미래 모습에 이끌려 우리 기업은 물론 세계 유수 IT업체들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 진출한 IT기업들의 성공률은 높지 않으며 수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까지 IT기업이 중국에서 사업하기 위한 환경이 제대로 정비되지 못한 점이 가장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중국은 IT관련 분야에 대해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법률도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못하다. 중국의 인터넷 네트워크, ISP 등 인터넷 기반부문과 통신서비스 부문은 사실상 정부가 독점하고 있어 민간기업의 진출에 상당한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보통신 관련 하드웨어도 부족하다. 중국내에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은 초보적인 단계이며, 은행간 온라인 결제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못하다. 중국의 낙후된 물류시스템은 지불과 보안문제보다 더 심각한 문제다. IT관련 시장이 베이징, 광둥, 상하이 등 3개 지역에 편중돼 있어 전국 지역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중국의 WTO 가입은 이런 문제를 점차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국정부가 전자상거래 등과 관련된 법률정비를 서두르고 있고 자본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제2시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외국계 투자기금의 유치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IT시장은 중국적 특색이 강한 시장이다. 문화와 언어적인 장벽을 극복하지 못하고는 중국에서 성공적인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다. 중국의 IT분야, 특히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 분야 진출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언어상의 장벽이다. 화교들이 언어적 동질성을 경쟁력으로 해 ICP분야에서 약진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문화와 언어장벽을 극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IT분야는 중국기업은 물론 유수 다국적기업들이 집결해 있는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시장으로 재편되고 있어 적절한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중국의 WTO 가입이후 통신과 인터넷 관련 분야의 개방이 확대되면서 우리 기업의 중국진출 기회도 크게 확대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 벤처산업 진출 가능성이나 투자에 대한 지나친 기대나 장밋빛 꿈은 금물이다.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만 이러한 기회가 주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 벤처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시장 특성은 물론 사회·문화적 특성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와 기술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세계 최고의 기술로 중국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중국의 경제발전과 소득수준이 낮다고 해서 선진국의 낡은 기술을 채택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큰 오해다. 오히려 중국의 IT 관련기술은 현재 선진국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술을 뛰어넘어 차세대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중국의 제도와 정책적 장벽은 정보력이 부족한 우리 중소 벤처기업들이 극복하기에는 너무도 큰 장애물이다. 국내외 전문 자문기관을 통해 사전적으로 철저한 자문을 받고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개별기업의 독자적인 진출보다는 정보력과 자금력을 갖춘 기업과의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중국에 진출함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난 90년대 중반 우리 전통기업들이 그러했듯이 최근에는 수많은 우리 IT기업이 중국시장의 규모에 매료돼 철저한 준비 없이 중국에 진출했다 엄청난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중국 진출에 앞서 철저한 시장분석, 중국시장에 가장 부합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 및 현지화 노력이 우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