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응전>석유시장 판도 변화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가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세계무역센터 빌딩 붕괴는 아시아, 유럽, 라틴아메리카 할 것 없이 모든 지역의 경제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석유시장 만큼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띨 것이다. 정치와 경제 모든 상황은 석유시장으로 연결되어질 것이고 앞으로 몇 년 동안 예외는 없을 것이다.

 석유 가격은 미국이 응징을 감행하려는 몇 주 동안은 근거 없이 급등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검은 황금으로 일컬어진 석유 가치의 장기적 하락의 시작이 될 것이다.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붕괴되기 전에도 석유 가격은 치솟고 있었다. 불안정한 상황을 기피하는 석유시장에 있어 세계 경제의 중심부에 대한 엄청난 공격은 가장 불안정한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다.

 세계 최대의 석유 선물 거래소 중 하나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는 세계무역센터 단지의 끝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이 유가 안정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테러의 영향으로 유가의 표준인 브렌트유는 올해 최고가가 30달러를 넘어선 31.30달러까지 상승했다. OPEC의 안정적인 석유공급 약속-그것이 남아도는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위한 것일지라도-으로 간신히 29.20달러까지 끌어내릴 수 있었다.

 한편 미 전역 주유소의 바가지 요금에 관한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가의 동결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의 조짐으로 보인다. 시장은 미국의 대응을 주시하며 숨을 죽이고 있다. 테러에 대한 미국의 응징에 있어 그 시기, 목표, 강도에 따라 앞으로 향후 몇 달 동안의 석유시장이 결정될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미국은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미국이 보여왔던 태도들을 보면 알 수 있다.

 1998년 아프리카 소재 두 곳의 미 대사관에서 미국 시민 12명이 피살되는 폭탄 테러가 있었다. 미국은 보복조치로서 아프가니스탄과 수단을 향해 75기의 크르즈 미사일을 발사했다. 2001년 9월 11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금융 건물과 미군의 최고 지휘부인 국방부 건물에 대한 공격으로 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사망했다. 2001년도에 이루어질 미국의 보복은 상당할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98년 케냐와 탄자니아에서 폭탄테러를 당했을 당시와는 대통령이나 안보팀 모두 다르지만 부시 대통령은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스타일은 아니다.

 만일 아프가니스탄이 응징의 목표가 된다면 석유시장은 들끓을 것이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은 수송 루트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결국은 원만하게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란이나 이라크로 응징 대상이 바뀐다면 그 연루는 전면전으로까지 비화할 수 있으므로 석유시장의 판도는 급속한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이란, 이라크 두 나라는 하루에 300만 배럴을 세계 시장에 내놓는다. 만약 두 나라 가운데 어느 한 나라라도 테러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미국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석유 시설들이 적당한 목표로 고려될 것이다. 미국의 단기 대응은 당분간 유가를 크게 올릴 것이고, 이러한 유가는 중기적으로 경제 침체를 가져올 것이며 이는 어쩌면 유가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모든 주요 경제분야는 경제 침체로 불안해 할 것이다. 일본은 부채로 시달리며 임시변통의 정책들로 어렵게 지탱하고 있다. 유로 통화 도입을 준비중인 유럽은 경제 성장에 꼭 필요한 결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을 것이다.

 주요 경제국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는 이 문제와 타협하거나 외면하고 있다.

 결국 미국은 혼자 남는다. 미국 경제는 최근 들어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계 금융 핵심의 파괴, 금융 시장의 마비,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의 거래 중단, 모든 민간항공기의 운항 금지, 단기간의 석유가격 급등, 막대한 금액의 복구비용 그리고 몇 백억달러가 청구될 것으로 예상되는 보험금은 미국 경제를 몇 달 동안 힘들게 할 것이다.

 세계는 번영하는 미국의 강력한 대처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경제 상황은 어둡기만 하다.석유시장의 앞날은 어느 국가가 테러를 지원했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

 만약 산유국인 중동국가가 연루되어 있다는 가설이 맞다면, 미국은 이 지역 국가들의 공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할 것이다. 이 지역은 전체 세계 매장량의 3분의 2가 매장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은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과의 관계 두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미국과의 관계 단절은 중동 석유 부흥기의 결말이 도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