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및 내년 경기전망=세계 경기 침체와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인해 올 하반기와 내년도에도 경기는 더욱 깊은 수렁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발생한 미국 테러 참사가 내년도 경기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하는 악재로 작용해 성장곡선이 크게 꺾일 것이라는 것이 이번 조사의 결과였다.
내수부문의 경우 지난해 대비 올해 전자·정보통신 산업환경은 ‘다소 나빠졌다’(48.4%)와 ‘매우 나빠졌다’(30.8%)라는 응답이 총 79.1%에 달해 올해 내수경기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음을 반증했다. 반면 ‘어느 정도 나아졌다’라는 응답은 12.1%, ‘변화없다’라는 응답은 8.8%에 그쳤다.
수출의 경우에도 올해에는 지난해에 비해 ‘다소 나빠졌다’(41.%)라는 응답과 ‘매우 나빠졌다’(38.5%)라는 응답이 총 80.2%에 달했으나 ‘매우 나아졌다’(1.1%), ‘어느 정도 나아졌다’(11.0%)라는 긍정적인 응답은 소수에 그쳤다. 이같은 사실은 올해 내수와 수출이 동반부진을 겪었다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이에 따라 CEO들은 올해에는 내수는 지난해 대비 17.8%, 수출은 20.1%의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컴퓨터업종의 CEO가 65.7%의 성장을 예상했으며 정보통신서비스(61.8% 예상), SW영상(26.5% 예상)분야 CEO가 내수 성장을 낙관했다. 하지만 기존 우리나라 IT산업을 이끌던 가전·반도체 및 부품·산업전자 분야의 CEO들은 내수성장률을 각각 -10.3%, -1.4%, -8.7%로 전망해 대조를 이뤘다.
전체 평균이 20.1%인 수출성장률에 있어서는 정보통신서비스(92.0%), 정보통신기기(61.7%), 컴퓨터(105.0%), SW영상(47.4%) 분야의 CEO들이 평균 성장률을 상회한 예상치를 내놓았으며 가전산업(-13.8%), 반도체부품(-3.8%), 산업전자(-38.6%), 유통산업(-20.0) CEO들은 수출이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CEO들은 내년에는 내수 및 수출 성장률이 올해에 비해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들은 내수에 대해 ‘어느 정도 좋아질 것이다’라는 응답이 57.4%에 불과한 반면 ‘변화없을 것’(11.0%), ‘다소 나빠질 것’(40.7%), ‘매우 나빠질 것’(9.9%) 등 현재의 어려움에 변화가 없거나 더 나빠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응답이 61.5%에 달했다.
수출도 내수전망과 비슷해 ‘매우 좋아질 것’(1.0%), ‘어느 정도 좋아질 것’(25.3%)이라는 낙관적인 답변이 26.3%에 그친 반면, ‘변화 없을 것’(13.2%), ‘다소 나빠질 것’(49.5%), ‘매우 나빠질 것’(11.0%)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은 무려 73.7%에 달했다.
내년 경기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보인 응답자들은 내수의 경우 ‘뉴욕테러 영향(26.1%), ‘세계경제의 침체지속’(19.6%), ‘국내경기침체’(15.2%), ‘미국경기침체’(10.9%)를 원인으로 꼽아 최근 발생한 미국 뉴욕테러가 내수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의 경우에도 ‘세계경제의 불황과 침체’(40.0%)와 ‘뉴욕테러 영향’(34.5%)이 수출부진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러한 내년경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국내 경기회복이 더뎌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CEO들은 국내 경기회복시기에 대해 내년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이 36.4%로 조사되어 가장 높았다. 또 2003년 상반기 9.1%, 2003년 하반기 이후 9.9%, 경기침체 장기화 9.9% 등으로 응답자 중 65.3%가 경기부진이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올 하반기(1.1%)와 내년 상반기(36.4%) 등 1년안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한 CEO는 37.5%에 불과했다.
특히 가전산업과 산업전자, 컴퓨터 업체 CEO들은 2003년 이후나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항목에 답한 비율이 각각 33.3%, 24.0%, 50%에 달해 이들 업종의 경기부진이 타업종보다 심각함을 반증했다.
경기침체 장기화시 대비책으로는 경비절감(12.0%)·구조조정(12.9%) 등 수비형 경영을 하겠다는 CEO의 비율이 높았으며 기술개발(13.4%)로 경기침체를 정면돌파하겠다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국내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반도체 경기에 대해서도 CEO들은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침체되어 있는 반도체 경기의 회복시기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이 4.8%, 내년 상반기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이 48.3%로 조사되어 50%가 넘는 응답 CEO가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2002년 하반기(28.7%)나 2003년 이후(13.9%), 침체장기화(4.3%) 등에 답해 반도체 경기부진이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CEO도 총 46.9%에 달해 반도체경기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경기가 우리나라의 경기를 좌우한다고 볼 때 반도체경기의 빠른 회복은 모든 CEO가 바라는 사항이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결국 이번 조사를 통해 내년도 내수 및 수출이 모두 둔화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하지만 경제상황에 있어서는 긍정적·부정적 요인이 상존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매출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의 다양한 정책과 기업의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