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르드 클라이스터리 회장은 독일 태생으로 지난 74년 필립스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이 회사에 몸담고 있는 대표적인 필립스맨이다. 전자부품사업본부 사장과 그룹최고경영담당을 거쳐 지난 7월부터 그룹 회장직을 맡아오고 있다. 세계 전자·정보통신 산업의 리더 그룹에 속해 있는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을 지휘하고 있는 그를 통해 향후 정보통신산업의 방향과 한국 시장의 전망에대해 들어본다.
―세계 전자·정보통신 시장은 PC, 인터넷 시대를 거쳐 브로드밴드라는 또 한번의 변혁기에 들어서고 있다. 동시에 무선 기반의 휴대 분야가 급부상하는 변화도 두드러지고 있다. 정보기술산업의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변화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삶의 질은 새로 등장하는 제품과 시스템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며,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어 새로 등장한 기능과 각종 네트워크 장치들이 삶의 변화를 이끌게 될 것이다. 새로 등장하게 될 기능과 제품은 벽 속이나 가구, 의류 안으로 내장돼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각종 유무선 통신 장치들과 결합돼 미래의 네트워크 홈을 만들어 낼 것이다.
필립스도 앞으로 수십 년 내에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제품,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과정에 대해 충분히 연구·검토해 앞으로 일어나게 될 삶의 질 변화를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해 주는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전자업체들은 생산 부문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필립스의 경우도 휴대폰의 자체 생산을 중단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산업의 제조분야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측되는데 어떻게 보고 있는가.
▲필립스는 DVD 같은 첨단 디지털 신제품에 개발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전통적인 아날로그 가전 제품 제조 분야에서는 생산성과 효율성의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PC업계가 오래 전부터 제조 분야를 아웃소싱 해왔던 것처럼 가전 분야에서도 범용 가전의 경우 아웃소싱은 일반화된 방식이다.
업계 여건에 비춰볼 때 극동지역의 제조 전문 회사들에 아웃소싱을 의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플렉트로닉스(Flextronics), 솔렉트론(Solectron) , 푸나이(Funai) 같은 회사들은 재정지출을 최소화하면서 탄력성을 제공하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
―이제 가전의 핵심은 방송의 디지털화에 편승해 디지털TV와 세트톱박스(STB)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DVD플레이어 등 디지털기기와 PDP 등 벽걸이TV도 가전 시장 성장의 견인차로 주목받고 있다. 필립스는 이러한 디지털가전 시장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세계 전자업계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진입했고, 필립스는 디지털 시대를 이끄는 네 가지 주요 분야에 집중할 것이다.
첫 번째는 디스플레이 분야다. 필립스는 현재 원칩 TV IC와 TFT LCD 분야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또 프로젝션TV, 리퀴드 크리스털 온 실리콘(liquid crystal on silicon), 폴리머 라이트 에미팅 디스플레이(polymer light emitting displays) 분야에서 세계 선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두 번째 축은 커넥티비티(connectivity)로 접속 분야다. 필립스는 블루투스 같은 무선 연결 분야에서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세 번째 중요한 축은 저장장치(storage)다. 알다시피 필립스는 80년대 초에 CD를 개발한 이래 DVD리코더에 이르기까지 이 분야에서 기술을 선도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축은 디지털비디오다. 필립스는 세트톱박스와 IC 분야에도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반도체, 전자부품 기타 애플리케이션 분야 제조에서의 강점을 이어갈 것이다.
―필립스는 꽤 오래 전부터 한국 시장과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안다. 때문에 한국의 가전 시장에 대해 객관적으로 잘 분석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고(특성 등등) 어떤 전망을 갖고 있는가.
▲한국은 아시아에서 디지털 신가전 시대를 이끄는 선구적인 역할을 하며, 또한 전자산업의 최신 기술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MP3 플레이어는 한국이 얼마나 결단력 있게 탄력적으로 새로운 기술 분야에 적응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필립스가 최근 LG전자와 합작 파트너십을 견지하면서 세계 전자 시장에서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필립스는 한국의 품질과 기술혁신에 필립스의 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결합해 적극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필립스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한국 사업의 비중이 어는 정도인지, 또 한국 사업에 대한 평가는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은 필립스가 고성장을 이룩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맺을 만큼 아주 중요한 국가다. 반도체, 전자부품 같은 전문 분야뿐만 아니라 소형가전, AV가전 같은 일반 소비자 제품 분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한국의 비중을 높이 두고 있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가.
―한국에서 필립스는 소형가전으로 잘 알려진 회사다. 그러나 필립스는 최근 소형가전보다는 PDP TV나 DVD 등 디지털가전에 더 많은 투자와 홍보를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에서 필립스가 주력하는 제품군은 어떤 것이고 추진전략은 어떤 것인가.
▲그렇다. 필립스는 한국에서 소형가전에서 강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 이제 필립스는 새롭게 대두하는 디지털가전 시장에서도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CD를 발명한 회사로 전세계 가전 시장에 혁명적인 제품들을 끊임없이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CD, DVD, 디지털TV 같은 분야의 신제품을 꾸준히 발표해 디지털 시대를 이끄는 리더의 위치를 확고히 할 것이다.
―한국의 많은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본지를 통해 필립스 소식을 전해듣고 있다. 끝으로 창간 19주년을 맞은 전자신문에 대한 메시지를 부탁한다.
▲전세계 필립스인을 대표해 전자신문의 창간 1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전자신문이 계속 성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필립스전자(Royal Philips Electronics),
-회장 제라르드 클라이스터리(G J Kleisterlee)
1946 독일 출생
1974 필립스 의료장비사업본부 입사
1981 필립스 프로페셔널오디오시스템그룹 매니저
1986 필립스 디스플레이 전자부품사업본부 유럽 담당 매니저
1994 필립스 디스플레이 전자부품사업본부, 매니징 디렉터
1996 필립스타이완 사장 겸 전자부품사업본부 아·태지역 담당 사장
1996∼1998 필립스차이나 총괄책임
1999 필립스 전자부품사업본부 회장, 필립스 그룹경영위원회 위원
2000 그룹부회장·그룹최고경영위원
2000. 9 필립스 COO(Chief Operating Officer)
2001. 7∼현재 필립스 그룹회장 겸 아인트호벤 공과대학 슈퍼바이저리 보드(Supervisory Board) 회장
◆필립스전자(Royal Philips Electronics)는 어떤회사인가
1891년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안톤과 제라르드 필립스에 의해 설립된 필립스는 현재 전세계 60여개국의 자회사에서 23만9370여명의 종업원들이 종사하는 세계적인 전자그룹이다.
필립스는 세계 전자산업 발전의 리더로서 조명, AV가전, 소형가전, 반도체, 전자부품, 의료장비 부문의 6개 사업본부로 활동하며 각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수위를 지키고 있다. 지금까지 1만개가 넘는 발명품과 6만6000건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필립스는 연간 매출액의 약 7%를 R&D에 투자해 과학기술자들과 연구소를 지원하고 있는 업체다. 아날로그 콤팩트 카세트 시스템, 콤팩트디스크(CD), QL조명, 고선명(HD) 디지털TV, DVD, 슈퍼 오디오 CD 등은 대표적인 필립스의 기술혁신 제품이다.
특히 필립스는 텔레비전 및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음성인식, 비디오 압축 및 저장, 광학기기 등의 디지털 테크놀로지 면에서 세계 시장의 리더로서 조명, 전기면도기, 텔레비전, 모니터용 컬러브라운관(CPT), TV용 원칩(one chip), PC 비디오 카메라 및 감시 시스템, LCD 셀 및 모듈 등의 분야에서는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현재 필립스전자는 6개 사업본부로 구성돼 있다.
AV가전사업본부(Philips Consumer Electronics)는 오디오, TV, VCR, DVD, SACD(Super Audio CD), LCD 프로젝터 등을 생산하며 소형가전사업본부(Philips Domestic Appliances & Personal Cre)에서는 면도기와 다리미 등을 담당한다. 이와 함께 조명사업본부(Philips Lighting)와 반도체사업본부(Philips Semiconductors), 의료장비사업본부(Philips Medical Systems), 전자부품사업본부(Philips Components)를 포함하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