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마이크로소프트 기업평가 보고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반독점 소송후 MS 경쟁력 평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반독점 소송에서 기업분할의 위기를 탈출하면서 회사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내놓은 자바와 같은 인터넷 기술의 위협, 핵심 중역들의 잇따른 퇴사, 강도 높은 구조조정, 정보기술(IT) 투자의 침체 등으로 인해 최근 MS도 예전 같지 못할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이는 상당히 잘못된 시각이다. 세계적인 IT컨설팅 회사 가트너(http://www.gartner.com)는 MS가 최근 일련의 위기상황을 겪는 과정에서 예전보다 더욱 강한 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분석해 관심을 끌고 있다. 가트너가 최근 내놓은 ‘MS 기업평가 보고서(Vendor Rating:Microsoft Proves Positive)’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기업 전략과 재무 상태-매우 우수=MS의 기업 전략과 재무상태는 매우 우수하다. 특히 닷넷 플랫폼 전략의 전도가 밝은 편이며 반독점 소송 문제가 이제 해결 국면에 접어들면서 MS는 전략적 입지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우선 MS는 2001회계연도에 260억 달러의 매출을 일으키면서 10%의 성장을 구가했다. 이는 월 10억 달러 이상의 현금 수입을 의미한다. MS는 현재 38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MS는 이렇게 막대한 자금동원 능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유망 기업 인수합병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와 더불어 건전한 장기 전략,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보수적인 회계 전략, 대형 전략 시장에서의 강력한 입지, 반독점 소송과 관련된 문제들의 영향 감소 등으로 인해 이 회사의 전망은 매우 밝아 보인다.

 기업 전략 차원에서 보았을 때 MS는 수익성이 높은 플랫폼 환경을 일상의 필수품인 PC에서 인터넷으로 확장하려고 시도중이다. MS는 90년대에 도스에서 윈도로 이전하면서 아날로그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오늘날 MS는 닷넷 전략을 통해 윈도에서 인터넷으로 또 한 차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과거 플랫폼 환경에서 MS는 생활 필수품처럼 인식되는 개방형 PC 환경의 덕을 톡톡히 누려왔다. PC의 경우 인텔 x86 칩과 필수적인 관련 하드웨어들이 그러한 인프라에 속했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는 프로그램할 수 있는 일상적 필수 플랫폼 역할을 하기엔 부적당하다.

 소프트웨어 생태환경이 PC에서 인터넷으로 옮기기 위해 필요한 필수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선 인터넷이 먼저 프레젠테이션 스타일에서 프로그래밍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

 따라서 MS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개 인터넷에 추가할 필요가 있는 기술들의 최소 사양이라 할 수 있는 ‘웹서비스’라고 부르는 것들을 위한 공개 표준의 활성화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PC에서 인터넷 플랫폼으로의 이전을 위해선 저렴하고 빠른 통신 및 대역폭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는 또 MS가 최근 이 분야에 투자와 노력을 쏟아붓고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MS는 기업전략의 이러한 핵심 요소들을 추진하는 데 있어 좋은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닷넷 전략의 부산물로서 MS는 ‘업계 유망업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다른 모든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MS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쟁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공격적인 움직임은 MS에 대한 냉혹한 평판과 결합돼 MS의 이미지 문제를 더욱 악화시켜왔다.

 MS가 사업분야를 다각화(예를 들면 익스피디어닷컴 설립을 통한 미디어 사업진출)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MS가 앞으로도 실험을 계속 하겠지만 MS는 미디어 업체가 되는 쪽보다는 미디어 업체에 기술을 판매하는 쪽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MS의 목표는 세계 지배가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에 있다. 미디어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플랫폼으로서의 인터넷과 관련된 개념 증명 및 실험에 가까웠다. 때문에 MS는 자사 미디어 부문을 대부분 포기했다.

 반독점 소송에서의 MS의 강경한 자세는 결국 MS에 유리한 방향으로 판결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 참을성 있게 또 적극적인 법적 방어를 수행하면서 열매를 얻긴 했지만 결국은 MS 외부의 정치 경제 그리고 보안에 대한 세계적인 차원의 관심 증가 등의 요소들을 통해 얻은 결과였다. 2001년 10월까지의 다음 상황들이야말로 미국 정부와 화해를 이끌어내는 데 발판이 됐다.

 △기업에 호의적인 공화당 행정부는 소송을 제기했던 이전 민주당 지배하의 행정부에 비해 반독점 소송에 비교적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반독점 소송 담당 판사가 바뀌면서 신임 판사가 양측의 화해를 거듭 강조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경제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관료들은 윈도XP의 출시가 경제에 미치는 잠재적인 플러스 효과를 포기하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끔찍했던 미국 내에서의 9·11 테러 참사와 전세계 테러리즘을 상대로 한 전쟁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혼란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MS가 반독점 소송에 휩싸였던 사실 자체에 대한 부담은 아직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다. 미국의 9개 주 검찰 총장들이 계속 소송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MS는 반독점 소송 이외에도 유럽연합의 압력도 계속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는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고 나면 족쇄에서 풀려난 MS가 최고의 업체로서 경영에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데스크톱 시장-매우 우수=MS는 데스크톱, 엔터프라이즈 및 일반 소비자 등으로 시장을 세분하고 있다. 데스크톱 분야는 데스크톱OS와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예 오피스)으로 구성돼 있으며 MS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분야다.

 이 시장은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지만(2001회계연도에 180억 달러 매출) 성장 속도는 거꾸로 가장 느리다.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약 7%였다. 가트너는 MS 전체 매출의 70%를 창출하는 데스크톱 시장이 이 회사 전체 R&D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장과 기술의 상태를 감안할 때 이는 적절한 수준인 것으로 생각된다.

 윈도XP의 성공적 출시는 또 앞으로 데스크톱OS 시장에서도 MS의 입지를 강화해줄 것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은 구 버전의 윈도를 사용할 것이며 많은 기업들은 윈도XP가 기업에 줄 수 있는 혜택의 대부분을 제공하는 윈도2000으로 이전할 것이다.

 그 다음의 핵심 컴포넌트는 오피스다. 오랜 동안 기업용 데스크톱 환경의 표준 중 일부로 자리잡고 있던 오피스는 수많은 제품들과 경쟁해왔다. 이들 가운데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스타오피스(StarOffice)가 가장 강력한 경쟁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트너는 MS의 데스크톱 벤더 등급을 최상급(A+)로 부여하고 있다. 많은 가트너 고객들이 데스크톱 분야에 대한 질문에서 MS의 연계 매매 전략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도 이 분야를 신중히 관찰할 것이다.

 스타오피스에 대한 관심 중 대부분은 MS의 라이선스 정책 변경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라이선스 정책의 변화에서 때로는 강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MS의 가격결정 및 라이선스 전략에 대한 가트너의 벤더 등급은 ‘주의’ 수준이다.

 ◇기업 시장- 우수=MS는 기업용 제품 시장에서 계속 발전하고 있다. 최근의 경기 침체는 기업들이 비용 절감 문제에 초점을 맞추게 했다. 이는 MS에 최소한 드러난 비용 부분에서만 하더라도 상당한 기회로 작용했다.

 기업 시장은 윈도NT·윈도2000 서버 및 닷넷 엔터프라이즈 서버 제품 및 서비스로 구성되며 지난해 매출액은 약 50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대비 1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사업 분야가 결코 기업이 구매하는 모든 제품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데스크톱 제품을 기업에서 구매하고 있지만 이 제품들은 데스크톱 사업 부문에 속한다. 우리는 MS의 전체 수입 중 20%를 차지하는 기업용 제품 사업 부문이 R&D 예산은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MS는 윈도 닷넷(.NET) 서버를 통해 서버 OS 제품군을 개선할 것이며 기존 서버 제품군을 데이터 관리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 공급해 나갈 것이다. 기업들은 서비스 기능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포함해 이 분야에서의 추가 투자 가능성을 예상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서비스 분야에서의 벤더 등급은 MS의 경우 유지했다. MS의 제품만으로 구성된 환경에 대한 서비스는 ‘우수’ 등급을 얻은 반면 이질적인 컴포넌트들로 구성된 환경에 대한 서비스는 ‘매우 부정적’이다.

 다른 제품들도 기업용 제품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MS는 최근 N컴퍼스 래버러터리(NCompass Laboratories)를 인수함으로써 웹 콘텐츠 관리 시장에 바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일반 소비자- 우수=MS의 경우 일반 소비자 시장은 MSN과 웹자산, 대화식 TV, 모바일 및 게임 시장 진출로 구성된다. 30억 달러 규모의 이 분야는 가장 작은 사업 분야에 속하지만 빠른 속도로(2001년 13% 증가) 성장하고 있으며 또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분야이기도 하다.

 최근 기업용 제품 시장의 성장 속도 둔화는 MS가 일반 소비자 시장과 그밖의 분야로 눈을 돌리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 시장은 수입의 10%를 차지하며 R&D 투자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MS의 소비자 전략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MSN:MS의 소비자 전략의 핵심인 MSN은 최근까지 결과를 놓고 보았을 때 그렇게 성공적인 것 같지 않다. MSN에는 혁신적인 기술과 웹 애플리케이션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소비자 시장의 중요성이 주목을 받으면서 MSN의 잠재력은 현실화되고 있다. MSN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소비자 및 인터넷 사업 부문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벤더 등급-희망적

 △게임:X박스 게임 콘솔의 출시와 함께 MS는 필연적으로 하드웨어 제품 비즈니스에 참여하게 된다. 고속 인터넷망을 통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판매를 목표로 한 장기 전략은 앞으로 닷넷 플랫폼 전략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벤더 등급-희망적

 △MS 텔레비전:첫 번째 시도였던 얼티미트 TV와 같이 재편성과 신중한 자세로 인해 뒤늦게 시작된 TV 플랫폼으로 인해 이 분야는 MS의 경우 전략적 차원의 사업으로 남아 있다. 벤더등급-주의

 △윈도 및 소비자 단말기로서의 PC:윈도를 중심으로 한 전략은 이제 일반 소비자용 PC가 처음으로 신뢰할 수 있는 OS(윈도XP)를 확보하게 되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벤더 등급-주의

 ◇종합 평가-우수=MS 제품으로 사무실을 가득 채우는 일 따위는 결사 반대하는 사람들도 MS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에 항상 MS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하나의 벤더(특히 MS)에 너무 의존하는 것이 바람직하진 않지만 대부분의 IT 사용자들은 때로는 그저 그런 수준에 불과한 경우조차 있는 MS의 솔루션을 그럭저럭 만족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MS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시장에서도 많은 사용자들은 그저 위험부담이 낮다는 점 때문에 MS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제 IT 사용자들은 MS가 가격 인상을 시작함에 따라 그 대가를 치르기 시작했다. MS 고객들이 라이벌 회사의 제품들을 검토해 보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솔루션의 교체를 심각하게 검토중인 고객들은 많지 않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