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우량주들의 시장이탈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코스닥 간판 정보기술(IT)기업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지난 10일 열린 이사회에서 자사 주식을 코스닥시장에서 증권거래소로 이전 상장하기로 결의했다고 11일 밝혔다.
엔씨소프트측은 오는 11월 1일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거래소 종목으로 상장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웅진코웨이를 비롯해 2개 기업, 올들어 한국콜마·우신시스템 등 5개 기업이 이미 거래소로 둥지를 옮긴 데 이어 이번에 엔씨소프트가 이 대열에 동참함에 따라 그동안 수면아래서 맴돌던 우량기업의 거래소행이 빠르게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업체인 KTF가 ‘상장기업 업종평균 부채비율의 1.5배 미만’이라는 상장요건만 충족되면 거래소 이전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군 내에는 부채비율이나 실적·자본금 등에서 지금 당장 거래소 이전도 전혀 문제가 없는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이들이 일시에 거래소로 이전, 코스닥시장이 대형우량주 이탈로 인한 공동화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코스닥 등록업체들이 거래소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지난 99∼2000년 벤처·IT산업 열풍을 타고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했던 코스닥시장이 정당한 기업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성장가치를 훼손당하는 시장으로 전락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필호 신흥증권 리서치팀장은 “시장에 대한 불신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에서 우량주를 중심으로 코스닥 탈출이라는 엑소더스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코스닥측이 특단의 대책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사태확산의 가능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