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에 도전한다>(5)리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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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총소유비용(TCO) 절감을 고려한다면 리눅스를 선택하라.’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한 공개 운용체계(OS)인 리눅스가 기업 시장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3∼4년 전 인터넷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인터넷 기업들이 웹서버 등에 리눅스를 앞다퉈 도입하면서 주목했던 점은 유료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결코 뒤지지 않는 성능과 안정성이었다.

 IDC의 조사에 따르면 서버 시장에서 리눅스는 98년 16.4%, 99년 24.4%, 2000년 27%에서 2002년에는 30%를 넘는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리눅스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세계 최대 업체로 레드햇을 꼽는데 주저하는 사람은 없다. 95년 설립된 레드햇은 올해 매출 1억달러를 내다보는 대형 기업으로 전세계 리눅스 배포판 시장에서 55%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외형적인 면만 비교했을 때 국내 리눅스 배포판 전문기업인 한컴리눅스를 레드햇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99년 설립된 한컴리눅스는 2001년 매출 32억원을 올린 데 이어 올해 6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그러나 탄탄한 리눅스 기술력과 이를 바탕으로 세계 무대로의 진출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는 한컴리눅스의 행보는 세계 1위 리눅스 전문기업에 비견할 만한 면모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또한 양사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항해 공개 소프트웨어(SW) 진영의 영향력을 확산시키는 것을 공통된 장기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11년 전 리누즈 토발즈가 리눅스를 창안한 이래 오픈 소스 개발자들이 지향해왔던 ‘SW 소스의 공유’라는 슬로건을 가장 기본적인 회사의 이념으로 삼고 있다는 것.

 최근들어 양사는 축적된 기술력과 신제품으로 기업용 시장을 확산시키면서 이와 병행해 수익 모델 찾기에도 부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레드햇은 배포판 OS는 물론 어드밴스트 서버, 워크스테이션, 웹서버, 임베디드 개발도구, 데이터베이스에 이르기까지 기업용 인프라의 전 분야에 걸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최신 리눅스 버전인 레드햇8.0을 발표하면서 데스크톱PC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IDC에 따르면 리눅스는 기업용 서버 시장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지난해 PC용 OS 시장에서는 점유율 0.5%에 그쳤다. 이에 따라 레드햇은 그동안 서버 사용자 사이에서 인정받은 성능을 무기로 PC 사용자들을 적극 파고들어 이 시장에서도 리눅스의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레드햇의 이같은 자신감은 자사가 보유한 300여명의 리눅스 전문 개발자로부터 비롯된다. 이들 엔지니어 중 7명이 세계 최고 리눅스 커널 개발자 10명안에 속하며 6명이 최고 SW 개발도구 엔지니어에 속할 정도다.

 레드햇이 현재 전세계 리눅스 배포판 시장에서 넘버원 업체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면 한컴리눅스는 데스크톱 제품에서부터 모바일 O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세계 시장을 한 걸음씩 공략해 나가고 있다.

 특히 한컴리눅스는 서버용 제품 위주로 시장을 공략해온 레드햇과 달리 처음부터 진입장벽이 높은 데스크톱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관련 유틸리티 및 패키지들을 개발함으로써 리눅스 대중화에 공헌해왔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데스크톱 부문에서 이 회사는 워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그래픽 편집기가 포함된 한컴오피스로 영어권, 중국어권, 일본, 아랍어권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본 시장 진출 2년만에 현지 토종 리눅스 기업인 바인그룹의 OS를 퍼블리싱하고 있는 것은 눈에 띄는 성과 중 하나다.

 무엇보다 올해초 튀니지 국가정보화플랫폼에 자사의 리눅스 솔루션을 공급함으로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 양사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리눅스를 통한 수익 모델 창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레드햇은 지난 8월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오픈 소스 진영의 최대 행사인 ‘리눅스 월드’에서 대기업 시장을 겨냥한 어드밴스트 서버를 발표해 관련 업계를 긴장시켰다.

 이 행사에서 델컴퓨터, AMD, BEA시스템스 등은 잇따라 레드햇과 어드밴스트 서버 판매와 관련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와 함께 레드햇은 IBM, 오라클, SAP, BEA시스템스, 베리타스, 볼랜드 등 기존 협력사인 세계 유수의 독립소프트웨어개발자(ISV)와의 폭넓은 협력을 바탕으로 시장 확대를 자신하고 있다.

 그동안 레드햇이 기술 컨설팅과 자사의 리눅스 자격증 교육인 RHCE(Red Hat Certified Engineer) 등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온 반면 한컴리눅스는 핵심 컴포넌트 또는 엔진을 세계 파트너 기업에 판매해 각자의 브랜드로 각자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가는 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컴리눅스는 기존 배포판 제품보다 수행 속도를 최대 30% 향상시킨 리눅스 데스크톱 결정판인 한컴리눅스 OS 3.0을 이달 중 출시한다.

 국내보다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업체로 거듭난다는 한컴리눅스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데스크톱에 이어 모바일 오피스가 적지않은 호응을 얻고 있으며 한컴리눅스 아랍어 버전으로 아랍권 국가에 대한 마케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또한 한컴리눅스는 영업, 개발 등에 걸쳐 모든 전략적 제휴는 세계 1위 기업과 체결한다는 모토를 내세우고 있다. 레드햇은 물론 모바일 기기 분야의 샤프, IBM과 손을 잡은 것은 한컴리눅스가 발빠르게 세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산시킬 수 있었던 가장 대표적인 경쟁력이기도 하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인터뷰 -박상현 한컴리눅스 사장

 “세계 최대 리눅스 기업인 레드햇이 오픈소스를 바탕으로 자사의 브랜드력을 증대시켜 또 하나의 마이크로소프트로 등극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면 한컴리눅스는 수많은 지역별 리눅스 커뮤니티에 핵심 소프트웨어 엔진을 제공함으로써 리눅스 공동체의 최후 승리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박상현 한컴리눅스 사장(42)의 기업 청사진은 다소 공격적인 면모를 내비칠 정도로 확고하다. 85년 삼성물산 정보산업부문을 거쳐 자회사인 삼테크 창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박 사장은 93년 한글과컴퓨터에 입사한 첫 해에 영업 총괄이사로서 매출 100억원을 기록하는 데 공을 세운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리눅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향후 5년내에 전체 IT환경에서 리눅스가 주종을 이룰 것이라는 확신이 누구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데스크톱에서 출발해 프런트오피스에서 백오피스에 이르기까지 리눅스 토털 솔루션 개발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세계 각국의 영향력있는 브랜드 제품들이 리눅스 엔진을 바탕으로 저마다 마케팅에 충실히 하는 것”을 기본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국내 리눅스 시장에 불어닥친 위기 상황도 박 사장의 이같은 신념을 무기로 타개해 나갈 생각이다. “기업의 생존을 위해 용역 개발업체로 전환할 수는 없다”는 그는 “개발팀을 모듈 조직으로 전환해 각자 필요할 경우 용역 개발도 수행하되 이들이 전체적으로 통일된 엔진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는 대형 패키지 제품 개발에 요소로서 작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한다.

 총 인원 67명 중 43명이 개발인력인 한컴리눅스의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에서의 인지도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데스크톱보다 상대적으로 매출이 즉각 발생하는 서버부문은 진입장벽이 낮아 출혈경쟁이 벌어지기 일쑤지만 한컴은 처음부터 데스크톱 시장을 공략해왔다”며 “이제 그 결실을 거두는 일만이 남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터뷰-매튜 스줄릭 회장

 “레드햇을 보다 공격적인 리눅스 기업으로 변모시키겠다.”

 레드햇을 이끄는 매튜 스줄릭 회장(45)은 오픈 소스 진영에서 ‘하이테크 사회주의자’라는 별명을 얻고 있을 정도로 리눅스 확산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98년 11월 레드햇의 사장으로 영입된 스줄릭은 단 1년만에 CEO로 발탁되면서 고속 승진을 해 왔으며 최근에는 이사회장을 겸직하면서 영향력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그의 이같은 승진은 단시일내에 레드햇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향상시킨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CEO로 승진되자마자 레드햇을 공격적인 업체로 만들겠다고 선언해 눈길을 끌었던 그는 기본적으로 리눅스 전문기업 및 IT기업들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부각시켜왔다.

 향후 OS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MS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세 확산이 필수적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스줄릭은 IBM, 인텔, 오라클 등 주요 IT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이끌어내는 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또 99년 8월 리눅스기업 가운데 최초로 기업공개(IPO)를 단행해 일반인에게도 레드햇의 이미지를 확고히 심어주는데 성공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 이력 중 하나다.

 밥 영 레드햇 전 회장은 “스줄릭의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레드햇은 보다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리눅스의 빠른 확산을 주도해나갈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최근들어 스줄릭은 레드햇8.0, 어드밴스트 서버 등 획기적인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반면 기대만큼의 수익이 창출되지 않고 있는 임베디드 분야에 스줄릭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대해서도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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