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이통시대 열린다>단말기-한국발 `컬러 바람` 지구촌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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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cdma2000 1x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3세대 이동전화단말기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유럽업체들이 강세인 GSM 진영이 주춤한 사이에 한국이 CDMA를 앞세워 한발 먼저 3세대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세계 최강의 단말기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한국은 세계 IT업계의 올림픽 경기장인 초기 중국의 3세대 단말기 시장을 싹쓸이하는가 하면 최대 CDMA 시장인 북미지역에서도 서비스업체들의 러브콜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처럼 한국이 3세대 이동전화단말기를 시작하면서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세계 3위의 메이저업체로 발돋움했고 LG전자는 5위권에 근접했다. 중견업체들은 메이저업체로의 도약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중소업체들은 중국시장에서 칙사 대접을 받고 있다.

 한국은 올해 100억달러의 휴대폰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우리나라 최고의 수출 효자상품이다. 수출 성장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액수면에서도 반도체와 자동차에 이어 3위에 랭크됐다. 전세계적으로 3세대 단말기 도입이 확산되는 내년에는 180억∼200억달러까지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의 3세대 단말기 경쟁력은 컬러단말기 보급의 확산과 맥을 같이한다. 국내 업체들이 3세대 단말기 시장이 열리자마자 발빠르게 컬러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이동전화서비스업체와 제조업체가 힘을 모아 ‘3세대와 컬러’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한국은 명실공히 3세대 단말기의 최강자로 도약했다.

 올 하반기들어 전세계적으로 2.5세대 이상 서비스 도입이 확산되면서 컬러바람이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침에 따라 한국 이동전화단말기는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은 3세대 단말기를 발판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사상최고 실적이 확실시 된다.

 세계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이 지난해 4억대를 정점으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와중에 거둔 성적이어서 더욱 빛이 나고 있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국 업체들이 중·고가 시장에서 크게 선전, 3세대 단말기 시장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 3세대부터는 교체수요가 신규수요를 크게 앞지르기 때문이다. 교체수요의 60% 이상이 하이엔드 기종에 몰린다는 점은 한국으로선 반가운 일이다.

 한국은 3세대 단말기 시장을 발판으로 세계 최강의 이동전화단말기 강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노키아라는 골리앗이 앞에서 버티고 있고 뒤에서 일본 업체들이 몰아부치고 있지만 한국 업체들은 컬러와 디자인, 고가를 무기로 약진하고 있다.

 3세대 이동전화 시장의 80% 정도를 장악할 것으로 전망되는 WCDMA(비동기 IMT2000) 단말기 개발 경쟁도 급류를 타고 있다.

 특히 최강 노키아가 이달중 세계 최초로 듀얼모드를 지원하는 WCDMA 단말기 출시계획을 밝힘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업체는 물론 NEC·모토로라 등 메이저업체도 완제품 출시일정을 앞당기는 등 개발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내년부터 국내 비동기 IMT2000 사업자인 KT아이컴을 비롯해 그동안 3세대 서비스 도입을 미뤄왔던 전세계 주요 이동전화사업자들이 내년중 WCDMA 상용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메이저 단말기업체들이 듀얼모드 및 듀얼모드 듀얼밴드 3세대 단말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달 핀란드에서 자사 최초의 3세대 단말기인 ‘케니(KENNY)’를 출시했다.

 케니로 명명된 노키아의 WCDMA 단말기는 세계 최초의 듀얼모드·듀얼밴드를 지원하는 제품으로 노키아의 3세대 이동전화단말기 관련 기술이 집약됐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노키아는 “이번 WCDMA 단말기 출시는 전세계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을 리드하는 노키아의 위상과 기술력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특히 국제표준에 따른 최초의 WCDMA 단말기 상용화 제품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국내 사업자들의 잇따른 IMT2000 서비스 연기로 단말기 개발일정에 차질을 빚었던 국내 업체들도 개발경쟁에 가세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사업자들의 서비스 일정에 맞춰 내년 2분기 이전에 내수용 WCDMA 단말기를 내놓을 예정이며 유럽형 수출모델은 이보다 1∼2개월 앞서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5월까지 듀얼모드와 듀얼밴드를 지원하는 WCDMA 단말기의 국내 시장 출시를 목표로 KT아이컴·SKIMT과 단말기 표준사항에 관해 논의중이다. 유럽 등 해외모델은 유럽 서비스업체들과 연계하고 퀄컴의 WCDMA 칩을 탑재해 이르면 내년 4월 내에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부터 국내외 서비스업체들이 본격적으로 WCDMA 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보여 단말기 개발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며 “강점인 디자인과 제조능력을 앞세워 2세대 단말기에 이어 3세대 단말기에 경쟁우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인희석 차세대단말연구소 팀장은 “GSM을 기반으로 하는 해외용 WCDMA 단말기 개발이 CDMA와 접목해야 하는 국내용보다 용이하다”며 “이번 한일 월드컵 기간 시연을 계기로 해외 서비스업체들과 제품개발에 관한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는 내년 하반기에 자체 개발 칩 등 자사 솔루션을 탑재한 WCDMA 단말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일본 업체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비동기 IMT2000 단말기인 WCDMA 단말기를 처음으로 상용화시킨 데 이어 카메라 내장형 컬러단말기는 한국을 앞지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시안월스리스트저널은 최근 “지난 95년 한때 서유럽 시장점유율 6위에 올랐던 일본 NEC는 일본과 유럽의 기술표준 차이로 인한 기술격차를 극복하지 못해 지난 2000년 유럽시장에서 철수했으나 유럽 서비스업체에 비해 1년 이상 먼저 NTT도코모가 3세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기술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동전화단말기 분야에서 전통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일본 업체들이 컬러 LCD 등 자국내 발달된 각종 부품산업의 기반을 활용해 3세대 컬러단말기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LG경제연구원 조준일 연구원은 “유럽 업체들이 GSM의 원천기술을 앞세워 국내 업체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WCDMA 단말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은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원천기술을 다수 확보하고 단말기 디자인과 성능 등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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