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방지지업계 `대목` 맞았다

 선거철을 앞두고 불법도청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도청방지시장이 대목을 맞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의 통신보안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대선을 앞둔 정치권 등의 보안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통신보안 전문업체들이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

 도감청을 방지하는 보안장비는 크게 음성·팩스 정보를 암호화하는 비화기와 전화선에 흐르는 미세한 도청신호, 몰래카메라의 무선영상신호를 감지하는 도청감지기로 나뉘며 그동안 군부대·정보기관이 주 수요처였으나 올해를 기점으로 민수시장도 급성장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컴섹(대표 호정환 http://www.commsec.co.kr)은 전화·팩시밀리 신호를 128비트 암호로 전환해 외부도청을 방지하는 디지털 비화기를 출시 6개월만에 2000대 이상을 판매했다. 이 제품은 출시 초기 삼성그룹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체 CEO와 임원실에 보급됐으나 하반기들어 수요처가 벤처기업 및 정치권, 검찰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컴섹은 내년 말까지 CDMA 휴대폰에 장착하는 휴대형 비화기를 선보이는 등 무선상의 통신보안 수요를 장악한다는 계획이다.

 우주아이티(대표 김성희)는 불법도청기와 몰래카메라의 작동신호를 감지하는 도청감지기(모델명 OMG-300i) 700대를 보안용역업체 에스원에 납품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일부 국회의원 사무실에도 이 제품을 공급했다. 이 회사의 도청감지기는 이미 모 그룹사의 회장실과 임원급 이상 직무실, 연구소에 보급돼 시험운영중인데 내년도 기업체 보안 용도로 최소 1000대 이상의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통신보안(대표 안교승)은 아예 선거전담 보안팀을 조직해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통신보안 특수를 노리고 있다. 이 회사는 유무선과 레이저 도청까지 잡아내는 도청방지장비(모델명 R-5000)를 지난 6·13 지방선거와 8·8 재보선 때 정치권에 공급했으며 대기업의 보안수위가 높아지면서 최근 B그룹 본사 빌딩에 100대를 한꺼번에 설치하기도 했다.

 이밖에 우리기술(대표 김덕우)는 독자개발한 내장형(임베디드 타입)의 무선도청 감지기(모델명 WS-200)를 통신보안시장에 선보였다.

 한편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휴대폰 비화기에 대해 한 도청 전문가는 “모 대기업이 개발한 아날로그 변조방식의 제품으로, 실제 통신보안에 어느 만큼 도움을 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