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PB상품 할인점서 퇴출 위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이마트 연도별 가전 PB상품 도입 현황

 지난 2000년부터 대형 할인점을 중심으로 앞다퉈 도입됐던 가전 PB(Private Brand)상품이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6일 신세계이마트 등 할인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전 PB상품의 판매세가 크게 둔화됐고 소비자의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의 수익성을 높여주고 대형 가전메이커에 대한 유통업체의 힘을 확대하는 주요 수단으로 인식돼 온 PB상품이 가전매장에서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전 PB상품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신세계이마트는 최근 PB 김치냉장고 ‘자연주의’ 외에 나머지 상품의 판매가 심각할 정도로 부진해 매장에서 철수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지난 99년 밥솥을 시작으로 2000년부터 ‘시네마플러스’라는 자체브랜드로 소형TV를 PB상품화했고 이후 29인치 일반TV와 평면TV, VCR 등으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PDP TV와 김치냉장고까지 PB상품으로 선보여 할인점 업계는 물론 가전메이커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최근 알려진 바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 확대에 거의 손을 논 상황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전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미미하고 늘어날 기미도 보이지 않아 대책마련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상품 출시 초반에는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고 매장내 판매사원들의 적극적인 권유도 한몫하면서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시간이 갈수록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은 유명 브랜드로 몰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다른 할인점의 가전 담당자는 “생필품이나 식품과 달리 가전제품의 경우 시장에서 PB상품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나 의미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전제품의 경우 가격도 가격이지만 품질과 기능, 브랜드, AS 등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요소를 만족시켜야 하며 내수시장에서 삼성·LG 등 대형 가전메이커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말해주듯 이마트는 지난해말께 출시하려던 에어컨 PB상품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삼성홈플러스와 롯데마트, 까르푸 등 경쟁 할인점 역시 몇몇 소형가전의 PB상품화 이후 현재 더 이상 가전 PB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반면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에서 선보인 가전 및 컴퓨터 PB상품은 꾸준한 판매세를 유지하고 있어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모 TV홈쇼핑업체 가전 담당자는 “필요할 경우 시간을 할애해 상품 판촉에 나서고 있어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자의 비교를 거쳐 선택받아야 하는 할인점 PB상품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말한 후 “가전 PB상품은 개별 유통업체의 환경과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인 계획하에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표-이마트 연도별 가전 PB상품 도입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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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 가전 PB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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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 밥솥 등 주요 소형가전  

 2000 17·20·21인치 소형TV  

 2001 29인치 일반TV와 평면TV, VCR  

 2002 PDP TV, DVD플레이어, 김치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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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