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기기자의 게임속으로]PC게임 발전적인 변화 필요

 "저희도 이제는 PC게임 사업을 접어야 할 것 같아요."

 얼마전 한 게임업체 대표로부터 또 한번 들어야 했던 이야기다. 그는 많은 PC게임 업체들이 하나 둘 PC게임 사업에서 손을 뗄 때도 꿋꿋하게 PC게임 사업을 유지해온 몇 안되는 업체의 대표였다.

 올 초까지만해도 “시장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면 다시금 PC게임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던 그였다. 그렇지만 맥없이 털어놓는 그의 목소리에는 더이상 희망이 없는 듯 했다.

 사실 국내 PC게임 시장은 오래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국산 PC게임 판매량이 뚝 떨어져 5000장만 팔려도 ‘대박’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PC게임 판매점이 점점 자취를 감춰갔고 PC게임 업체들은 유행을 타듯 온라인게임 업체로 변신해 갔다.

 이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많다. 국내에 더이상 PC게임을 개발하려는 업체가 없을 정도로 PC게임산업이 극심한 공동화 현상을 보이는 데다 대부분의 게임업체가 온라인게임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어 국내 게임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이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국내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도 이같은 이유로 PC게임 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지만 PC게임 산업의 퇴조 현상은 국내업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이라 문화부도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PC게임 산업의 퇴조는 더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그렇다면 이제는 억지로 부여잡고 있기 보다는 시장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하는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

 특히 게임 장르의 구분은 단지 게임을 담는 저장매체와 구동시키는 플랫폼에 따른 형태상의 구분일 뿐이다. 외적인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도 CD라는 저장매체만을 고집하거나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온라인게임은 PC게임을 개발하면서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찌 보면 PC게임이 게임의 세계를 더욱 넓히고 여기에 온라인을 통한 커뮤니티 기능을 가미한 것이 온라인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PC게임 업체들이 줄어들고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른 모든 산업이 그렇듯이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는 변화의 한 과정인 셈이다.

 이제는 CD에 담긴 PC게임이 사라져 간다고 안타까워하기 보다는 오히려 어떻게 하면 이를 더욱 발전적인 형태로 바꿔나갈지 고민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이미 인터넷으로 게임을 판매한다거나 온라인을 통해 스트리밍 방식으로 즐기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 다만 문제는 CD에 담아 유통할 때도 그랬지만 인터넷을 이용한 불법복제 현상이 심해 개발사를 힘들게 한다는 것이다. 정부차원에서도 PC게임이 계속 발전되기를 원한다면 단순히 제작비 지원 및 개발만을 종용하기 보다는 시대의 흐름에 맞는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제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치중해야 할 것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