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모임에서 중남미 전문가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할 때 사전 기반조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과 FTA 추진 대상국의 실정을 감안하여 협상방법, 수출 및 투자형태 등에 있어서 다양한 협상전략을 구사해야한다고 지적하는 것을 들었다.
한마디로 FTA 추진시 민간교류를 활용하는 등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인 듯 하지만 우리의 한·칠레 FTA 비준 과정과 비교해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최근 우여곡절 끝에 한·칠레 FTA 비준 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온 나라가 FTA 국면으로 전환하는 것처럼 보인다.
매스컴에서도 FTA에 대한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대부분 원론적인 이야기이고 협상동정에 대한 보도 일색일뿐, 구체적으로 사전에 어떻게 분위기를 조성하고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시장을 개척해야 할지에 대해선 논의가 거의 없다.
반면에 동북아 국가들의 움직임을 보면 일본이 FTA 전담인력을 5명에서 80명으로 16배나 늘리는 한편, 민간 차원에서 ‘경제활성화 국민회의’를 창설해 민·관이 전략적으로 FTA를 추진하고 있다. 또 우리보다 늦게 FTA를 시작한 중국이 아세안과 FTA를 합의하고 멕시코·브라질·칠레 등과도 FTA를 추진하는 등 동북아 경쟁국들의 행보는 우리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다. 다행히 한·칠레 FTA 비준을 계기로 우리 정부도 여타 국가들과의 FTA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정부 단독으로는 FTA를 전략적으로 추진하기 힘들며, 추진의 효과도 극대화할 수가 없으므로 다음과 같이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번째로 FTA협정 체결 및 시장개척에 민간교류를 활용하자.
한·칠레 FTA 시장은 2005년에 미주 대륙 34개 국가에 8억 인구, 12조달러라는 거대한 시장으로 통합될 예정인 FTAA(아메리카자유무역협정)에 우리가 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면서, 한·싱가포르, 한·일본, 한·아세안 등 기존 FTA 경험국가들과의 FTA 협상에 우리 기업들의 경험을 피드백(Feed-Back)할 수 있는 유일한 FTA시장이다.
따라서 한·칠레 FTA가 우리 국익을 위하여 얼마나 중요한지를 FTA를 반대하는 일부 정치인과 농민들이 충분히 알았더라면 그토록 국력과 시간을 낭비하는 반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라도 업계·학계·문화계·농민 등 FTA 전문가 및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로 구성되는 민간 차원의 ‘FTA 포럼’을 창설하여 FTA를 전략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두번째로 한·칠레 FTA 시장에 유통을 진출시키자.
한·칠레 FTA 비준 후 양국은 6400만명의 단일시장이 형성되는 효과가 있으므로 양국 간 거래가 발생하면 이는 곧 유통이면서 무역이 된다. 따라서 우리 유통산업이 칠레에 진출할 경우 수출이 획기적으로 증대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우리 유통업체들도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관세를 부담하는 국가들에 진출하는 것보다 내국 시장 같은 FTA 시장에 먼저 진출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할 것이다.
세번째로는 전세계 FTA 시장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여 수출하자. 2005년이면 전 세계에 약 300여개로 추산되는 FTA시장에 팔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여 수출하자는 것이다. FTA 체제하에서의 전자무역 모델인 e-FTA도 좋고, 지식기반의 e비즈니스 모델도 좋다. 또한 FTA 협정 체결과 더불어 개방되는 상대국 정부조달시장 개척 모델도 좋다. 국익을 증진시키고 수출이 증대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개발하여 팔자.
이제 전 세계는 바야흐로 FTA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FTA 시장은 역내기업들에게 시장이 무한확대되는 반면에 경쟁도 격화되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새로운 무역시장이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가 여기서 낙오되어서는 안된다. FTA 시장을 수출전략 시장으로 인식하고 국가 생존차원에서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창우 한국글로벌커머스협회장 president@gcakore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