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성장엔진의 주역들](7)디스플레이-대전·충청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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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세계적 위상을 확보한 우리 나라의 디스플레이산업을 말할 때 대전·충청권 연구인력들이 담당해 온 핵심적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을 세계 1, 2위로 끌어올리는 데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배출한 고급인력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화학연구원의 선도기술 연구, 이의 제품화로 세계 시장을 장악한 삼성전자 등이 절묘하게 3박자를 맞췄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근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의 이 산업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과 적극적 지원을 표명하고 있어 이 산업분야 관계자들의 사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대학 고급 인력이 산업화 밑거름= 지난 75년 국내에서 LCD에 대한 개념조차 형성되어 있지 않던 시절, 디스플레이에 대한 씨를 뿌린 인물이 바로 KAIST 물리학과의 명예교수로 재직중인 이주천 박사(75)이다. 서울대 출신의 이 박사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캐나다 몬트리올대 박사후과정을 거쳐 해외유치과학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한국과학원(KAIST의 전신) 부교수로 발령받아 대전에 둥지를 틀게 됐다. 이 박사는 “비정질 실리콘을 연구하다 보니 자연 LCD와 밀접한 관련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과제비가 500만 원에 불과할 만큼 LCD 연구는 주목받지 못하다 70년대 말 삼성전자 위탁과제로 2×2인치의 불완전한 LCD시제품을 처음 내놓았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술회했다. 이후 이 박사가 지금까지 배출한 100여 명의 고급 인력들은 대부분 학계 및 업계에 진출, 국내 산업화의 중추를 형서앟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의 학계 톱클래스로 손꼽히는 경희대 장진 교수와 나노 연구의 대가로 일컬어지는 신성철 교수 등이 모두 그의 제자이다.

이 박사와 함께 KAIST에서는 심홍구 화학과 교수(58)가 핸드폰의 외창으로 쓰이고 있는 유기EL 재료연구를 국내에선 처음으로 손을 댄 주인공 주인공이다.

디스플레이 분야 대부로 불리는 고려대 진정일 교수의 수제자인 심 교수는 우리 나라 디스플레이 소재 연구인력이 통틀어 20∼30명에 불과하던 시절 유기EL 재료연구에 나선 개척자이다.

심 교수는 지난 97년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연간 300만 원을 지원받아 홍익대 김영관 교수와 함께 유기EL소자 연구회를 창립, 붐을 일으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심교수는 고려대와 한남대를 나왔으며 지난 97년부터는 한국과학기술원 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KAIST 김충기 전자공학과 교수(63)와 이용희 물리학과 교수(50), 지금은 고인이 된 한철희 교수 등도 국내 TFT와 광결정발광소자 등의 연구와 인력 배출에 혁혁한 기여를 했다.

충남지역에서는 서울대 출신으로 미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호서대 임대우 교수(55)가 디스플레이 기술교육센터 교육총괄 역을 수행하며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출연연 신기술 선도연구 주도

디스플레이를 본격 연구한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는 ETRI인력 풀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금도 디스플레이 분야의 국내 첨단 신기술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ETRI 정태형 미래기술연구본부장(50)은 지난 93년 국내 처음으로 유기발광소자 연구에 나서 현재 휴대폰의 바깥 창에 활용되고 있는 유기EL 연구를 시작했다. 96년부터는 전기발광 고분자를 이용한 디스플레이 연구에 착수, 지난 2000년 국내 처음 1.8인치짜리 구부림이 좋은 수동구동 패널을 개발하기도 했다.

정 본부장은 “연구 초기 KAIST 심홍구 교수로부터 재료를 받아 연구를 진행했다”며 “본격적인 연구는 양승택 전 정통부장관이 ETRI 소장으로 있을 때 내부 재원으로 예산을 지원받아 연구가 본궤도에 올랐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서울대 화학과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을 거쳐 미 텍사스 공대서 물리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89년부터 15년간 ETRI를 지킨 우리 나라 유기 EL연구의 산증인이다.

그 당시 유기 EL에 매달렸던 연구진들은 현재도 ETRI 디스플레이 연구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도이미 박사(44)와 추혜용 책임연구원(41), 이정익 박사(35)를 비롯한 지금은 금오공대 교수로 재직 중인 황도훈 박사 등이 있다.

도이미 박사는 한남대와 일본 동경공업대학에서 유기EL장수명화 기술 등으로 각각 이학박사와 공학박사 학위를 딴 이 분야 전령사이다. 지난 92년 일본서 유기 EL 연구를 시작, 96년부터는 플라스틱 기반형 유기EL 디스플레이를 연구하고 있다.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학회(SID)의 유기EL분과 위원과 국제전자기술위원회(IEC/TC110 )의 국제표준화 유기EL 분과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추혜용 연구원은 경희대 장진 교수 문하생으로 ETRI내에서 유기EL소자팀장을 맡고 있다. 이정익 박사는 KAIST에서 학부와 석·박사를 모두 이수하고 IBM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쳤다.

또 부산대에서 학사와 박사학위, 미국 오레곤 주립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김성현 박사(40)는 유기반도체를 이용한 트랜지스터 연구 분야에서는 초창기 멤버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경북대 출신으로 KAIST 이주천 교수의 비정질반도체연구실에서 석·박사 학위를 이수한 송윤호 박사(42)는 지난 91년 ETRI에 들어와 지금의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TFT를 LCD에 접목시킨 선구자로 통하고 있다.

전자종이 분야에서는 서경수 박사(52)가 가장 먼저 국내에서 연구를 시작한 독보적인 존재이다. 서 박사는 서강대와 프랑스 보르도 대학에서 학위를 획득했다. 지난 79년부터 87년까지 KIST 연구원으로 재직한 바 있는 서 박사는 92년 ETRI에 합류, 유기/무기박막 하이브리드형 트랜지스터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때 프랑스 국립연구소(CNRS)에 몸담기도 했다.

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론티어연구사업인 차세대정보디스플레이기술개발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박희동 단장(53)도 차세대 정보디스플레이 기술 분야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권위자이다. 박 단장은 현재 화학연구원에서 정보디스플레이용 형광물질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박 단장은 서울대를 나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세라믹공학으로 석·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GE R&D센터에서 2년간 박사후 과정으로 재료 분야 연구를 수행했다.

이외에 기계연구원에서 PDP 배기봉착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김두형(46), 황경현 박사(53)가 있다. 김 박사는 서울대를 나와 KAIS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황 박사는 서울대를 나와 KAIST와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각각 석·박사학위를 땄다.

◇산업체 상용화로 세계시장 장악= 업계에서는 충남 천안의 LCD총괄 IT디스플레이센터와 아산 탕정에 LCD총괄 HD디스플레이센터를 두고 국내 최대 인력 풀을 보유한 디스플레이 생산기업 삼성전자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삼성전자 천안, 탕정 사업장에는 LCD 제조 실무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전문가인 ‘스타 5인방’이 버티고 있다.

천안사업장에는 수율 향상의 최고봉인 골드수율을 달성한 삼성 최고 LCD 제조 전문가 이지섭 IT디스플레이센터장(57·부사장)이 핵심 멤버로 꼽힌다. 이센터장은 일본업체들이 삼성의 LCD가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세계 최고 수준의 수율로 삼성전자의 생산성을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장원기 HD디스플레이센터장(50·부사장)은 LCD 분야의 독자적인 기판 사이즈 전략을 통해 일본의 시장 추격을 따돌리고 현재 탕정에 세계 최대의 LCD공장을 건설 중이다. 장 센터장은 연세대 화공과 출신으로 동대학원에서 공업 경영학 석사출신이다.

지난 79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택근 IT디스플레이 센터 팹팀장(50, 상무)은 25년 동안 반도체 및 LCD분야 제조 및 연구개발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삼성전자 업계 1위 달성의 1등 공신이다. 홍익대를 나왔다.

최동욱 T7 TFT팀장(48·상무)은 삼성전자 TFT LCD의 산 증인 중 한 사람이다. 특히 최 상무의 주도로 건설된 4라인(730X 920㎜)은 삼성전자 내에서도 가장 경쟁력 있는 라인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동국대를 나와 아주대서 재료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또 한양대를 나와 아주대와 한양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권태종 IT디스플레이센터 모듈팀장(53·상무)은 국내 컬러 필터 기술을 일본업체들과 동등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와 함께 SK 대덕기술원의 유홍 박사(47)가 디스플레이부문의 연구에서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유홍 박사는 서울대를 나와 KAIST와 미국 매사추세츠 대에서 석·박사를 한 뒤 현재 SK에서 고분자 및 저분자 유기EL재료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 LG화학기술연구원의 손세환 박사가 지난 96년부터 선도적인 유기 EL재료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한국의 디아이와 일본의 야마토 사이언티픽이 합작 설립한 충남 천안의 디아이디(대표 이낙황)가 TFT LCD용 백라이트 유닛 및 LCD 검사 장비 생산 및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TFT-LCD의 핵심소재인 기판유리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코닝 정밀유리(대표 이석재)의 연구인력 풀이 있다.

충북에서는 오르콤(대표 이영국)이 진천에 PDP TV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