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사히글라스 한국진출, 성공여부는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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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디스플레이 유리업체인 아사히글라스가 최근 구미공단에 총 6억달러를 투자해 LCD용 특수유리 생산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정작 수요업체인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비오이하이디스 등과 밀접한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러나 구미시와 아사히글라스 투자 파트너인 한국전기초자 측은 충분히 패널업체와 협의를 거쳐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에 충분히 성공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등 반응이 엇갈리는 상태다.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국내 패널업체들=삼성코닝정밀유리와 전략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삼성전자는 아사히글라스의 국내 진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아사히글라스가 이번 국내 시장 진출과 관련해 삼성전자와 별다른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아사히보다는 다른 유리기업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비오이하이디스 측은 최근 삼성코닝정밀유리와 5세대 유리에 대해 삼성코닝 측이 전적으로 품질과 납기를 지원해주고 비오이는 삼성코닝 제품을 사용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상태다. 구미시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어 아사히글라스가 가장 공들이고 있는 LG필립스LCD도 파주에 또 다른 일본 유리기업인 일본전기초자(NEG)를 파주에 유치키로 한 상태여서 외견상으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LG필립스LCD는 현재 전체 유리 구매량의 50% 정도를 삼성코닝정밀유리로부터, 42∼43%를 NEG, 나머지는 아사히로부터 구입하는 등 아사히 유리 구매비중이 제일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전기초자의 한 관계자는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는 마당에 수요처와 협의를 거치지 않을 수 있겠냐”며 “많은 부분에 대해 협의가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최근 아사히글라스의 와다 사장이 구미시를 방문했을 때 삼성전자 LCD총괄 이상완 사장과 LG필립스LCD의 구본준 부회장 등 국내 주요 패널업체 CEO와 면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 진출 배경 속내는=이처럼 사업 기반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아사히글라스가 국내 시장 진출을 서두른 것은 가장 큰 시장인 한국을 더는 방치해 놓을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이번 투자 지역이 구미시에서 마지막 남은 공단부지였기 때문에 이번 투자 기회를 놓칠 경우 영영 한국시장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논리에도 불구하고 아사히글라스가 국내에서 메이저로 부상하기에는 난제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늦게 시장에 진출, 국내 패널업체들이 특정 유리업체들과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의 틈새를 파고들어가기 어려운 데다가 최근 안마당인 일본에서 사프의 6세대 유리 공급권을 일본 코닝에 내주는 등 차세대 LCD 유리 사업에서도 경쟁사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또 국내 패널 업체들이 요구하는 용해로 건설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는 등 불투명한 투자 계획도 시장 진입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점을 들어 아사히글라스의 6억달러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될지 회의적인 시각을 비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사히가 코닝에 비해 5% 정도 LCD 유리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국내 유리 가격을 낮추는 역할을 할지는 몰라도 현재 파트너십과 불투명한 투자 계획을 감안하면 메이저가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이러한 난제를 극복해야 아사히의 국내 진출이 의미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