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하던 대덕연구단지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새판짜기설’이 연구원 일부에서 다시 불거지고 있어 과기계의 촉각을 곤두서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출연연 개편설은 정부의 과학기술 부총리 승격과 부처 조직개편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시기적으로 미묘한 파장을 일으킬 소지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애초 국무조정실이 연구용역을 통해 발표한 출연연을 60개로 쪼개 기능 및 특색을 강화하는 방안은 수면아래 가라앉은 상황이었다. 출연연의 반대와 연구분위기를 뒤흔드는 것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과학기술계 및 정부 출연연구기관에 따르면 이같은 세판짜기 설이 다시 설득력을 얻으면서 연구단지 분위기를 들뜨게 하고 있다.
◇출연연 60개서 40개로?=최근들어 출연연을 40개로 재정리할 것이라는 소문이 솔솔 퍼져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10월께 정기 국회에 출연연 관련법안을 상정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더해져 해당 출연연 연구원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출연연의 법인을 해체하고 모든 연구원들을 과학기술계 연구회 소속으로 바꿔 국가 프로젝트 베이스로 관리하는 것이 경쟁력 차원에서 설득력이 있다는 데에 근거한 ‘출연연 새판짜기’론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그러나 과기혁신본부 준비기획단 측은 이에 대해 “오는 30일로 예정되어 있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국가과기혁신체계(NIS) 구축방안이나 출연연 평가 발표에서 제외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한마디로 일축하고 있다.
특히 과기부 관계자도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며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국무조정실이 논의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실무차원에서는 논의 자체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과기부 장관이 ETRI는 왜?=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이 이례적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이번 주에 방문할 예정이어서 방문 목적에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오 장관의 ETRI방문이 ETRI 조직 개편과 맞물려 일부 부서의 과기부 편입설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통상 해당부처 장관은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해당 출연연의 업무보고를 받아온 데다, 특히 ETRI의 경우는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격월로 신성장동력 사업의 추진경과를 직접 챙기고 있어 오 장관이 향후 이루어질 과학부총리의 자격으로 방문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오던 ETRI 기반기술연구소 예산을 과학기술부에서 기초, 원천분야로 묶어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출연연 뒤흔들기는 곤란=출연연 연구원들은 이에 대해 대체로 연구기관의 조직을 흔드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출연연 연구발전협의회 김동찬 회장은 “R&D의 효율, 즉 생산성을 높일 솔루션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연구와 관리적인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지 아이디어만 갖고 일을 추진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과기부 장관도 혼돈을 가져오는 출연연 개편이나 흔들기는 없다고 못박은 적이 있다”며 “다만 연구소 자체적인 개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데는 서로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