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출연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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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산하기관 및 출연연구기관이 각종 비리와 낙하산 인사, 투서 사건 등에 잇따라 연루되면서 IMF 이후 최대의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29일 과학기술계·감사원 등에 따르면 출연연은 최근 정보통신대학(ICU),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 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에 대한 정보화촉진기금 운용을 둘러싸고 무려 48건에 달하는 감사원지적을 받으면서 분위기가 크게 냉각돼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도 투서 및 감사원 감사로 뒤숭숭하며, 항공우주연구원(KARI)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임원급 인사의 낙하산 인사설로 술렁이고 있다.

 ◇출연연 비리 터지자 ‘침울’=ETRI는 지난 2002년 일부 연구원이 퇴직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던 U업체의 인력 스카우트 사건이 뇌물 사건으로 확대되어 불거진 데다 지난 6년간(1998∼2003년)의 정보화촉진기금 집행과정에서 18명의 연구원이 미공개 주식 취득에 관련된 것으로 발표되자 초상집 분위기를 방불케 하고 있다.

 ETRI연구원들은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ETRI의 향방에 대해 수군거리며 불똥이 어디로 튈 것인지를 나름대로 점쳐보는 등 일손을 못잡는 모습이다.

 ETRI 관계자는 “그동안 하나하나 쌓아온 ‘우리나라 IT메카’라는 이미지가 한방에 무너져 버렸다”며 “ETRI 배지를 떼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창피해서 밖에 나가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고 속내를 털어놓고 있다.

 또 IITA는 감사원으로부터 직원 3명이 업체 융자와 관련해 미공개 주식을 받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ICU는 정통부가 학교법인 한국정보통신학원에 정보화촉진기금으로 대학원 기숙사 건축자금 100억원을 중복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학생 정원이 1600명에서 1040명으로 축소된 사실을 무시하고 본관동 신축자금 297억원을 지원했다는 지적 등으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과정을 신설한 지 3년 만에 이를 폐지해 13억원을 낭비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투서 난무 ‘도대체 왜 이러나’=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경우는 기관장이 투서로 인해 감사원 감사까지 받은 상황에서 직위마저 위협받고 있는 처지다.

 에너지연은 기관장이 △골프채 상납 △해외 골프 여행 △과제 인센티브 상납 등의 투서가 감사원에 접수돼 한 달 여간 집중적인 감사를 받고 처분만 기다리고 있다.

 에너지연 관계자는 “보기에 따라 사안의 경중이 다르다”며 “내부에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데 외부에서 터 크게 문제삼고 있는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외에도 30일 기관장 선임 최종 결과가 발표된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 이사장 공모 과정에서는 지난 중순께 일부 후보를 비방하는 투서가 과기노조 출연연 각 지부로 배달돼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낙하산 인사도 시끌=출연연 일부 임원급의 낙하산 인사도 출연연의 연구 분위기를 옥죄고 있다. 최근엔 항공우주연구원이 낙하산 인사설에 휘말려 구설수에 올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KAIST의 감사직도 낙하산으로 내려올 것이라는 소문으로 KAIST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참신한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올 경우는 오히려 투명한 경영을 뒷받침하는 데 더 유리한 것 아니냐”며 옹호하는 입장도 드러내고 있어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

<산하기관 및 출연연 해당 내용>

기관 내용

ETRI U업체로부터 상납, 연구원 18명 주식 부당 취득

IITA 융자관련자 3명 주식 부당취득

ICU 정촉자금 중복 집행

에너지연 투서로 인한 감사

KAIST 및 항우연 낙하산 인사설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 투서 및 내정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