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한 통신시장의 활로를 찾고 미래 컨버전스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IT업체들 간 상생 모색이 본격화됐다.
CDMA 이동통신 진영의 대표주자인 SK텔레콤이 세계적 IT플랫폼업체인 HP와 최고기술책임자(CTO) 연석회의를 만들어 통신시장에서 구축한 노하우를 공유하고 향후 컨버전스 시장에 대비한 기술협력을 해나가기로 한 것. 앞서 KT가 삼성전자·MS와 포괄적 업무 제휴를 한 것보다는 훨씬 구체적인 협력 내용을 담고 있다.
컨버전스 시장을 겨냥한 통신사업자와 플랫폼업체 간의 사전 협력 포석이라는 점에서 양사의 움직임에 시선이 집중됐다.
◇시작은 해외 공동 진출=SK텔레콤과 HP가 CTO 연석회의를 통해 구체화할 것은 우선 무선인터넷 관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해 어떻게 세계화하느냐다. 준, 네이트 등을 바탕으로 cdma 2000 1x EVDO망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과 노하우를 HP의 솔루션과 결합하려는 시도다. 이미 태국 TA오렌지와 대만 APBW 등에 무선인터넷플랫폼(WITOP), 컬러링 및 단문메시지(SMS) 시스템을 공급하는 데 협력한 경험이 있는 양사는 이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무선인터넷 솔루션과 플랫폼을 개발, 표준화하고 이를 세계화하는 데 협력할 계획이다.
또 모네타카드 등 IC칩 기반의 모바일 뱅킹 솔루션을 표준화해 세계화하는 데도 HP의 도움이 클 것이라는 게 SK텔레콤 측 기대다.
SK텔레콤은 기술기획과 테스트베드로서의 역할을, HP는 솔루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제공해 중국과 동남아, 남미 등 신흥 이동통신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컨버전스 분야로 확대=양사의 협력은 이에 머물지 않는다. 최근 KT에 110만 화소급 ‘네스팟스윙’폰을 개발, 공급한 HP는 장기적으로는 이동통신 분야 컨버전스 단말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 또한 멀티미디어시스템(MMS) 등의 예처럼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필요한 다양한 솔루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HP 관계자는 “준, 네이트 등을 통한 다양한 무선인터넷 경험이 축적된 SK텔레콤과의 협력은 향후 복합단말기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명성 SK텔레콤 CTO는 “현재 컨버전스 단말 개발까지 협의가 진행되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양사의 핵심 기술진이 만나는 만큼 세계 최초의 발명품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하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KT-삼성전자 구체화하나=양사의 이 같은 협력은 그동안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던 KT와 삼성전자 간의 협력에도 자극을 줄 전망이다. 포괄적 협력이라는 명목 아래, 인력파견 근무 정도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 KT와 삼성전자가 컨버전스, 유비쿼터스 등 더욱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협력방안 도출에 힘을 모을 것으로 전망됐다.
KT 고위 임원은 “최근 u시티 등의 분야에서 삼성과 컨소시엄을 이루고 홈네트워크 서비스에서 게이트웨이·셋톱박스의 개발 방향을 논의하는 등 다양한 협력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공동 개발이나 업무적 제휴보다는 더 큰 형태의 미래 비전과 기술 전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