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 휴대폰업체 M&A지연 헐값 매각우려

매각선업후 협상 파트너 안 나타나 독자생존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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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에 매물로 나온 중견·중소 휴대폰업체들의 인수합병(M&A)이 지연되면서 헐값 매각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텔슨전자·맥슨텔레콤·세원텔레콤 등 시장에 매물로 나온 휴대폰업체들은 매각을 선언한 지 3∼4개월이 지나도록 협상 파트너조차 물색하지 못함에 따라, 연내 M&A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들은 매각을 공식화한 후 수출 물량이 줄어들고, 자금 확보도 여의치 않아 M&A가 지연될수록 경영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 일부 업체는 M&A나 전략적 제휴를 포기하고 독자 생존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상당수 업체들은 가중되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헐값에라도 회사를 매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SK 인수포기 타격=특히 SK텔레콤과 인수협상에 전력을 기울였던 업체들은 SK텔레콤이 최근 국내 휴대폰업체의 인수 포기를 공식 선언하면서 타격이 더 컸다. 국내 최대 이동전화서비스업체인 SK텔레콤과 M&A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업체들에는 국내외 업체들이 접근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이들은 SK텔레콤과 협상이 깨지면서 새로운 협상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 또는 M&A를 기정사실화했던 벨웨이브는 모든 것이 백지화되자 독자 생존으로 방향을 잡았다.

 ◇외국계 업체 미온적 반응=일부 미국과 중국계 기업들이 국내 휴대폰업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중국계 미국업체인 유티스타컴이 휴대폰 연구개발(R&D)업체인 기가텔레콤과 적극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을 뿐,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최근까지 M&A 협상을 벌였던 M사 관계자는 “SK텔레콤과 딜이 깨진 후 몇몇 외국계업체와 극비리에 접촉중이나 진척된 상황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세원텔레콤은 법정관리를 선언한지 5개월째 접어들지만, 아직 매각 파트너 후보조차 물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헐값 매각 우려=텔슨전자는 연내 매각이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적극적으로 M&A 협상을 벌였던 외국계 기업이 새로운 파트너와 손을 잡은 데다, 외자유치 등 돈이 들어올 경우 채권단의 상환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M&A 협상을 화의를 확정한 다음 벌이기로 했다.

 텔슨전자 관계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12월 초에 화의가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M&A 협상은 이후부터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해법으로 기가텔레콤처럼 핵심 사업 매각을 통해서라도, 회사를 살려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국내 휴대폰업체들은 아직 이 같은 방법을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 기가텔레콤은 유티스타컴에 CDMA 개발 부문을 매각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견·중소업체들이 핀치에 몰릴 수밖에 없다”며 “지금처럼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면 헐값 매각이나 파산을 선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